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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행사 후원과 주최 구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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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1-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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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월성원전이 지난달 하순 경주문인협회와 공동으로 경주문학상을 제정 시상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된 시상에서는 권혁주시인의 ‘겹’이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역에 문학상이 제정된다는 것은 문인들 뿐 만 아니라 시민들로서도 환영할만한 일이요 지역의 문학수준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만든다는데도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 때문에 월성원전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월성 홍보관 강당에서 경주지역 문인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문인의 축제형식으로  시상식을 개최했다. 월성원전은 이번 문학상 제정의 동기로 경주 문인들의 작품 수준을 높여 천년고도 경주가 대한민국의 문학 중심지로 발전하는데 원동력이 되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월성원전은 이청구 월성원전 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주문학상운영위원를 발족하고 심사위원회(권영민 문학평론가, 박재천 시인, 강우식 시인)를 구성한 뒤 경주지역 문인이 2011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국내 문예지 및 ‘경주문학’에 발표한 시를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월성원전은 자의 던 타의 던 지역을 위해 많은 행사를 후원해 왔다. 문학상도 이번 경주문학상과는 별도로 전국단위행사인 ‘동리목월문학상’에 연간 1억4천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후원하고 있다. 크고 작은 후원행사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조그마한 책자발간행사에서부터 경주시가 개최하는 대형 행사에 이르기까지 월성원전이 후원하는 행사는 다양하고 후원금의 수준도 높다. 하지만 월성원전이 이번 경주문학상 처람 직접 개최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서 월성원전에 묻고 싶다. 왜 후원이 아닌 주최행사를 시작하게 됐는지? 이번이 선례가 돼 앞으로 요청이 오는 수많은 행사주최 요구를 어떤 명문으로 뿌리칠 것인지? 월성원전은 물론 기업마다 단체마다 행사를 주최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런 지역행사까지 주최하는데 행정력과 기업역량을 낭비하다보면 기업고유의 업무는 등한시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며 자칫 기업이 돈으로 지역민을 직접 통제하는 수단으로 심는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행사공동 주최를 요구하며 손을 내미는 단체에도 문제는 있으나 수많은 지역행사를 생각하고 향후전개 될 지역의 유사 단체들의 요구를 생각한다면 이번 월성원전의 행사주최는 후원으로도 충분히 행사취지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남이 하는 일이 시원치 않으니 내가 나서 해치우자는 식의 발상은 곤란하다. 행사를 주최할 것인지 후원할 것인지 그수준을 정하고 취사선택 하는일 또한 중요한 일임을 월성원전은 알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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