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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조성 신중히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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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6-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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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안강읍 검단 일반산업단지 조성이 주민들의 반대로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하다가 중단된 외동읍 냉천일반산업단지의 피해액이 최소한 300억원이 넘는다는 피해자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단지 개발은 지역경제 활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매우 유용한 정책으로 여겨져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법적 요건만 맞으면 승인을 해주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가 산업단지 특별법까지 제정해 승인기간을 단축하고 법절차를 간소화해 주고 난 후로는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그러나 산업단지는 경제적 환경을 철저하게 분석한 후 승인을 해야 한다. 법적 요건이 맞다고 허가를 해버리면 적지 않은 문제가 뒤따른다. 가장 먼저 생겨나는 문제가 보상을 둘러싼 주민간의 갈등이고 그 뒤에 환경문제가 대두된다. 대부분의 산업단지는 청정 자연지대를 깨고 조성되는 것이므로 미래를 생각한다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리고 배후 산업인프라를 꼼꼼하게 분석한 후 실제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단순하게 공업단지와 인접해 있다는 사실, 분양가가 낮다는 장점 등만 가지고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산업구조는 수시로 요동치며 바뀐다. 여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분양도 되지 않은채 피해만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자연훼손만 가중시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산업단지 개발자의 진정성을 살펴야 한다. 아쉬운 일지만 최근 일어나는 많은 폐해는 부동산 투기를 노리는 업자들의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점이다. 헐값에 사들인 땅을 개발해 높은 차익을 노리는 한탕주의가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입주 기업들의 실사를 확실하게 거쳐야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바쁘다는 핑계로 서류심사만 한다.

우리나라에 산업단지가 꼭 필요한 지역은 따로 있다. 도시의 성격이 산업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도시들은 그 길로 걸어가는 것이 옳다. 그러나 경주시는 입장이 다르다. 단순하게 우리나라 최대 산업도시인 울산, 그리고 철강도시 포항과 인접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배후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판단은 버려야 한다. 경주의 산업단지는 최소화 할수록 더욱 좋다. 경주의 정체성을 살리며 산업도시의 배후 배드타운이나 역사문화도시로의 위상을 지켜나가야 한다.

곳곳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벗겨놓은 산하를 보고, 실패해 방치된 황무지를 보고 누가 경주를 천년고도의 역사문화도시라고 칭찬하겠는가. 산업단지 조성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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