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남은 단체장들에게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임기 1년 남은 단체장들에게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3-07-03 20:00

본문

단체장들은 임기의 3/4을 소화하고 마지막 1년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달 취임 3주년을 맞아 제각기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남은 1년의 계획을 천명했다. 지역민들은 자신의 손으로 뽑은 단체장들이 얼마나 약속을 잘 지켰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마지막 기회를 부여했다.

이 시기는 자신의 잔여 임기를 최대한 활용해서 지역민을 위한 일을 하는데 혼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단체장의 책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묘하다. 나머지 1년은 자신의 재선, 혹은 3선을 위한 선거운동 기간으로 활용한다는 이미지가 많이 풍긴다. 일종의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자는 속셈이다. 이미 3선을 한 단체장을 제외하고는 이 분위기에 벗어나 있는 단체장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기간에 가장 많이 불거지는 것은 선심성 행정이다. 예산 활용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므로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 하더라도 단체장이 자신의 앞날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많다.

이 때 시민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기회를 틈타 단체장에게 자신들이 노리던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 선거를 앞 둔 단체장 중 시민들이 부탁하는 것을 단번에 거절할 장사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단체장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시민의식이 더 큰 문제가 된다. 공정한 행정이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루지만 이 기회를 틈타 집중적으로 자신의 일부터 챙긴다면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자격이 없다.

다른 하나는 시민들이 냉정한 감시자가 될 수 있다. 단체장이 과연 나머지 1년 동안 자신이 내 건 지역민들과의 약속을 얼마나 성실하게 수행하느냐를 눈여겨보고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물론 공정선거에 관한 룰은 선거법이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시민들이 침착한 눈으로 평가를 한다면 법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그것이 지역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거름이 된다.

단체장들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지역민을 유권자로 보아서는 안 된다. 자신이 맡은 지역의 성실한 시민이다.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희생해야 한다. 지난 3년 동안 자신의 공과를 살펴보고 나머지 1년동안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단체장상은 ‘한 번만 하고 그만둔다는 각오로 임하는’ 단체장이다. 그럴 경우 좌고우면하지 않고 시민과 약속한 바를 철저하게 지킬 수 있다. 당초 선거과정에서 내건 공약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시민들은 자신을 뽑아주었고 그것만 성실하게 지키면 자신의 일을 거의 하는 셈이 된다.

전력질주 하고 나서 다시 시민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 아슬아슬한 인기를 관리하기 위해 영혼을 파는 단체장은 다시 뽑힐 자격이 없다. 자신이 옳다는 소신이 있다면 선거를 겨냥하자 않고 뚜벅뚜벅 가야 한다. 그런 모습을 시민들이 신뢰한다.

1년 남았다. 벌써 선거 분위기 풍기는 도시의 앞날은 불안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