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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국민은 희생을 강요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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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7-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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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일부 지역에 올해 들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폭염특보는 이틀 동안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이 지속될 때 발령된다. 작년 첫 폭염경보는 7월 24일에 내려졌으니 작년보다 보름 정도 일찍 무더위가 찾아온 셈이다.

35도 이상의 날씨는 우리나라 날씨로는 최고의 더위에 속한다. 10일 대구와 포항은 최고 기온이 35.9도를 기록해 올 여름 들어 최고 기온을 나타냈다. 의성에서는 50대가 더위에 지쳐 실신하는 사고도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기온은 지난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40도를 기록한 것이다.

정부는 폭염특보가 발효되자 ‘2013년 폭염대응 종합대책’을 내놨다. 안전행정부와 소방방재청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외출이나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경로당, 마을회관, 주민센터, 아동센터, 수련관 등 전국 3만9천789곳을 누구든 들어가 쉴 수 있는 `무더위 쉼터`로 지정하고 전국 경로당에 7, 8월 두 달간 월 5만원씩 냉방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독거노인이나 거동불편자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시, 군, 구에서 지정한 6만8천여명의 재난 도우미들이 수시로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폭염특보 발효 시 전국 학교에서는 단축수업이나 휴교를 추진하도록 했다.

특히 낮 시간 활동이 많은 농민, 군인, 학생, 건설현장 근로자를 위해 가장 더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무더위 휴식시간제(Heat Break) 운영을 권유하며 조선, 항만 등 폭염 취약 사업장에 대한 순찰 활동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와중에 올여름은 전력대란이 염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폭염이 몰려올 때 국민들에게 인내를 강요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이 난감할 수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한정돼 있고 국민들의 소유 욕구는 크게 치솟고 있으니 산 넘어 산이다.

우리는 그동안 매번 자연재해나 국가비상사태가 닥쳤을 때 국민들의 희생을 강요했다. 충분히 예상되는 위기가 다가와도 손을 놓고 있다가 급하게 마련한 대책이 결국은 국민들이 인내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뿐이었다.

올 여름 무더위는 방법이 없다. 결국 국민들이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번 겨울철 혹한을 지금부터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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