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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 '문정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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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9-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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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시민들의 정신적 샘물이다. 매체가 발달되고 책의 존재가 다소 뒤로 밀려난 듯하지만 역시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그러므로 도서관의 존재는 곧 시민 정서의 중심인 셈이다.
또 현대의 도서관은 단순하게 책과 가까이 하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전시회도 열리고 토론회도 열리며 더러는 음악회도 열린다. 한 도시의 문화적 핵심 시설이다.
경주시의 소규모 도서관 중 송화도서관의 분발은 주목할만하다. 송화도서관은 다양한 인문학 행사를 열어 시민과 학생들의 교양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역의 소규모 도서관이 해야 할 일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경주에 또 새로운 도서관 하나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열린 ‘국제펜대회’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도서관 문정헌이 그것이다.
이 도서관은 북카페식으로 운영된다.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토론도 나누는 매우 이상적인 형태다. 두 채의 전통 한옥으로 조성돼 있어 경주의 도시 이미지와 매우 잘 부합된다. 건물 뒤 한켠에 신라시대 때부터 있었다는 우물을 그대로 살려 문정헌(文井軒)이 주는 책과 우물이 있는 집이라는 의미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이 도서관의 장서가 몇 권이고,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는 중요하지 읺다. 경주 구도심에 기가 막힌 작은 도서관 하나가 들어서고 시민들의 정신적 휴식공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다.
이제는 앞으로 문정헌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도서관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뒷마당이 노서동 고분군이다. 앞마당은 대릉원이다. 우리나라 어느 도서관이 이렇게 아름답고 넓은 마당을 확보하고 있는가.
문정헌에서 철이 바뀔 때마다 기가막힌 전시회가 열리고 국내 유수의 연주가들의 연주회가 열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북카페는 남녀노소 인문학의 열정을 가지고 토론마당이 이어지는 공간이 되기 바란다.
경주시는 명물 하나를 가졌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그 자부심을 이어가기 위한 시민들의 애정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다는 전제가 있으면 가능하다.
변변한 시립도서관을 갖추지 못한 아쉬움을 새로 생긴 문정헌이 달래주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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