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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한류에 경주 동참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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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10-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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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드림페스티벌이 경주에서 열렸다. 비가 오는 가운데 열려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작지 않은 규모의 행사를 치르기 위해 관계자가 기울인 노력에 위로를 보낸다.
하지만 이 행사는 사전에 논란이 많았다. 당초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던 것을 경주시가 계속행사로 이어나간 것이다. 그러나 경주와 어울리지 않는 행사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일회성 행사에 투입되는 예산규모가 경주의 사정상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행사를 치르고 난 후 드러난 문제는 그것보다 더욱 본질적인 것에 있었다. 과연 K-POP이 ‘한류’라는 단어의 대표적 상품인가라는 점이다.
한류란 ‘1990년대 말부터 아시아에서 일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이라는 해석과 ‘한국의 문화가 해외로 전파되어 인기리에 소비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해석이 있다. 후자의 해석이 더욱 광범위 하다.
당초 한류는 1996년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중국에 수출되고, 2년 뒤에는 가요가 알려지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문화가 대중적 인기를 얻게된 현상을 일컬었다. 그러나 그 뒤 중국뿐 아니라 타이완·홍콩·베트남·타이·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2000년 이후에는 대중문화만이 아니라 김치·고추장·라면·가전제품 등 한국 관련 제품의 이상적인 선호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한류에 대해 제대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류의 열풍, 붐에 편승해 경제 논리를 앞세운 무차별 산업적 접근과 계획성 없는 전시행정 때문에 최근에는 한류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경주시의 한류드림페스티벌도 이런 맥락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흥행의 성패여부를 두고 왈가왈부할 성격이 아니다. 역사문화도시 경주가 과연 검증되지 않은 문화조류인 ‘한류’를 표제로 삼아 가을 초입의 대표 축제로 내세운 발상 자체를 논제로 삼아야 한다.
한류는 당연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것이 대중문화였든 정통문화였든 가릴 것이 아니다.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데 일조한다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자칫 화려한 무대와 조명, 현란한 몸동작, 단순한 노랫말로 포장된 현재의 대중음악이 한국의 대표문화로 비춰질까 걱정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극단적인 팽창에 경주가 들러리를 서서야 되겠는가.
이번 행사는 냉정하게 말해서 성공적이지 못했다. 몰개성적이었고 지정학적 경쟁력도 없었다. 경주는 깊은 성찰을 이 행사의 반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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