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의 역사적 활용 기대한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향토기업의 역사적 활용 기대한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3-11-26 18:57

본문

서구 사회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대를 이어 가업을 영위하는 곳이 많다. 그 기업이 대규모든 소규모든 중요치 않다. 수백년 이어온 라면집도, 손때 묻은 수공예품집도 소중하다. 그 자체가 역사요 문화이기 때문이다.
경상북도가 향토성과 역사성을 간직하면서 30년 이상 영위해 온 기업 27곳을 ‘경북도 향토뿌리기업’으로 인증하고 근대산업건축물 8곳도 ‘경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했다.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전후 50년간 눈부신 압축성장을 이룬 후 성장과정의 산역사를 보존하고 기리는 일을 게을리 한 것은 사실이다. 산업역사박물관 하나 만들어 놓지 못한 것만 봐도 발전에 얼마나 급급했는지를 반증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변모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대를 이어오던 가업은 도태되고 서둘러 업종을 바꿨다. 그러면서 향토 뿌리기업은 사라지고 역사와 문화도 묻혔다.
경북도는 전문가로 구성된 경북도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 심의위원회를 거쳐 성광성냥을 포함한 총 31곳을 최종 선정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업체는 1926년에 설립돼 88년 동안 전통방식의 탁주제조 공정을 지켜온 영양탁주합동이다. 또 가장 오래 대를 물리며 이어온 가계승계 기업은 경주의 ㈜노당기와와 상주 장수직물이다. 이들은 4대째 가업을 승계하고 있다. 성광성냥도 1954년에 설립돼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성냥공장이다. 발화메커니즘이 발전하면서 사라져간 성냥이지만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성냥은 대중적 상용품이었다.
이들 기업들은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기업의 공통적인 어려움이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경북도가 이들 기업의 지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볼만 하다.
그리고 이들 기업의 건축물에 대한 근대문화유산 지정도 서둘러야 한다. 제대로 보존하고 제조방식을 유지한다면 머지않아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치환될 수 있다.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된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함께 건축물의 변모도 운명적으로 겪었지만 남아있는 유산은 제대로 보존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경북도 관계자가 “향토뿌리기업과 함께 산업사적 가치가 높은 경북도 산업유산을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경제 활성화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경북도 향토뿌리기업 및 산업유산 지원조례’를 제정해 법적인 지원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에 주목한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단순한 경제적 가치창출만 기대하지 말고 거시적 안목의 산업역사 관점에서 접근할 것도 주문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