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의 사회공헌 기다린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향토기업의 사회공헌 기다린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3-12-05 18:57

본문

연말이면 각계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온정을 베푼다. 우리 민족의 오래된 관습이다.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눠 갖는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대부분의 도시는 사회공동모금회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들은 일정 목표액을 정해두고 각 분야의 참여를 독려한다. 일정부분 강제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타행의 중요성을 수시로 깨우쳐 주는 것은 바람직한 활동이다.
개인의 기부활동은 어느 정도 활발한 편이다. 물론 선진국의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여 머지않아 사회 전반의 공동체 의식이 제대로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공헌은 아직도 미약한 수준이다. 대기업은 생색내기에 바쁘고 중소기업의 사회공헌은 시늉뿐이다. 연매출의 적지 않은 부분을 사회공헌으로 내놓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 우리의 기업문화가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윤리적 책임을 기억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쉬운 일이다.
향토기업의 예를 들어보자. 경주시에도 수백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자본가들이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하는지 들은 바가 없다. 이들의 공헌이 남몰래 하는 것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만 유감이지만 그렇다는 소문도 듣지 못했다.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인 ‘타타그룹’의 지주회사인 타타선즈(Tata Sons)는 주식의 66%가량을 자선재단이 보유하고 있다.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그리고 한 도시를 아예 타타선즈에서 운영한다. 그 도시의 시청은 출생, 사망신고와 같은 행정적인 지원만 하고 나머지 교육, 기반시설, 공공서비스는 모두 타타선즈에서 한다. 그래서 인도 국민들은 “타타그룹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깝지 않다”라고 말한다.
미국의 기업인 록페럴까지 들먹거릴 필요가 없다. 기업인의 사회공헌은 기반시설 확충 등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만, 그 공헌행위가 기업인의 철학적 가치에서 발현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류에 밀려서, 혹은 주위의 평가를 의식해서 하는 기부행위는 연속성도 없고 가치가 없다. 자발적이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향토 기업인들의 사회공헌을 기다린다. 그것은 명예로운 일이며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부를 쌓은 것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 경제적 성취를 거둔 사람들을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는 우리나라 정서에 없다. 당장 눈앞에서는 존경과 예를 다하지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경의를 표하지는 않는다.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치부를 했다면 그 지역의 시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선순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옳다. 오랫동안 기억되고 기릴 수 있는 인물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부를 지키는데 급급하는 일보다 베풀고 나누는 것이 옳다는 사실은 중언부언할 필요가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