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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통합은 순리대로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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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12-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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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주지역에는 단체들의 통합 바람이 불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통합 압력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역 내의 유사단체들이 통합을 이루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그것이 어느 특정인이나 정치집단에 의해 강제력을 띈다면 안하는 것만 못하다.
우선 경주 성동시장 번영회 통합에 대해 뒷말이 많다. 지난 11월 하순에 이뤄진 성동시장 번영회 통합은 기존 3개의 번영회가 하나로 통합되는 대사건(?)이었다. 성동시장은 그동안 앞상가 93개 점포, 공설시장 340개 점포, 성동상설 시장번영회 점포 등 총 540여개 점포가 3개 상인회로 나눠져 운영이 돼 왔다. 이 때문에 성동시장은 3개의 상인회가 현안을 놓고 의견충돌이 빚어왔고 다소간의 잡음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특성상 당연한 것이며 발생하는 이해관계는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협의해 나가는 것이 순리다. 비록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하려는 사업에 다소 시일이 걸리고 진척이 더디다 해도 이를 강제하거나 뒤에서 조종하려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런 통합은 통합자체보다 뒷날 운영이 더 큰 문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같은 이해단체의 통합에 시나 정치인이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름대로 존재이유가 있고 역할을 다해온 번영회를, 지원을 명분으로 통합을 종용하자 마지못해 통합에 나섰던 상인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경주통합발전협의회와 경주발전협의회의 통합문제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양단체는 원칙적으로 통합을 해야 한다는데 찬성을 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도 통합을 종용하거나 강제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자체나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2개의 단체로 나눠져 있는 것보다 하나의 단체로 통합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양 단체 나름대로의 사정과 입장이 고려되고 스스로 자율적인 통합을 이뤄야 뒤탈이 없다.
행정집행의 효율성도 중요하고 정치적인 활용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단체의 모습은 더 중요하다. 지금은 효율성보다는 구성원의 합의와 결정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 더 중요하며 그래야만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도 힘과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있으면, 정치인이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만이 시민 곁으로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첩경임을 깨달았으면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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