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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형 마트에 대한 행정조치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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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1-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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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의 대형마트들이 해동한 지 24시간이 지난 냉동수산물을 판매하다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현행 식품위생법의 냉동식품 보관기준에 따르면 냉동제품을 해동해 실온이나 냉장제품으로 유통해서는 안 되고 냉동수산물은 해동 후 즉석에서 24시간 안에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대형마트는 해동한 지 24시간이 지난 수산물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해온 것이다.
이같은 행위는 지역자금 역외유출, 주변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위협, 납품업체 단가후려치기, 입점업체에 대한 무한 갑 행사 등으로 안 그래도 지역민들에 밉보여온 대형마트들의 신뢰도에 치명적이다. 시민들은 이같은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대형마트에 대한 당국의 엄정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행정당국 특히 구청들은 제각각 다른 대처를 하고 있다. 일부는 영업정지, 일부는 1천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조금 신중하게 생각해보면 아무리 일벌백계의 효과로 영업정지가 좋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억울한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억울한 희생자란 첫째는 여기에 입점해 있는 지역의 서민 점주들이며, 둘째는 이곳 납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의 중소업체와 농민들이고, 세 번째는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 한 곳이 1주일의 영업정지를 당할 때 이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면서 생계까지 위협당하는 서민과 중소기업, 농민들이 생기게 돼 있는 것이다. 때문에 영업정지를 하려면 이같은 불법행위를 한 수산물매장에 국한해야 하면 이들로 인해 다른 정상적인 입점매장들이 피해를 봐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불과 몇 해 전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휴업일이 강제로 시행될 때도 이들 억울한 피해자들은 똑같은 피해를 봤지만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냉가슴만 앓았다. 농민들의 경우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지금도 휴무일만 되면, 특히 지난 26일 일요 휴무일처럼 많은 매출이 기대되는 명절 앞 휴무일이면 서민 점주들은 가슴이 타들어간다. 이런 가운데 지금 영업정지까지 당할 처지에 있다.
대형마트 내 한 개 매장의 불법행위를 다스리기 위해 다른 수백개의 매장들을 함께 영업정지한다는 것은 벼룩을 잡기 위해 초가삼간 다 태우는 행위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행정당국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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