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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에 또 불이 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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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2-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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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서문시장(아진상가)에 11일 또 불이 났다. 서문시장 화재는 하도 자주 나서 대구시민들은 이곳만큼은 소방대책이 철저히 지켜줄 줄 알았다가 실망하는 일을 주기적으로 겪고 있다. 그리고 대구시와 소방당국에 지쳐가고 있다.
조선시대 3대 시장이었고 대구의 최대 시장인 이곳은 유독 화재가 많이 난다. 1950년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민들의 기억에 있는 것만도 1952년 2월 24일 실화로 4천여개의 점포가 타버린 대화재에서부터, 포목상가에서 전기누전으로 불이 나 372곳의 점포를 태운 1967년 1월 1일 화재, 담뱃불 실화로 1천900여 점포가 잿더미로 변한 1975년 11월 화재, 성냥불 실화로 650여개의 점포를 태운 1976년 12월 17일 화재, 150개의 점포를 날려버린 1977년 2월 4일 화재 등 끝이 없다. 1996년과 1997년에도 연이어 화재가 났다.
그리고 최근 들어 지난 2005년 12월 29일 누전으로 불이나 900여개의 점포가 탔고 2012년 10월에도 불이 나 점포 6곳을 태워 1억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이같은 사례 외에도 이곳에는 작은 화재들이 여러 번 났다. 다행히 11일 발생한 화재는 15분 만에 진화됐고 피해도 적다고 한다.
왜 유독 이 시장에 화재가 잦은가. 이 시장은 불이 붙기 쉬운 포목점이 많은데다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시장이 오래돼 낡은 시설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서문시장은 이런 이유로 현대화에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이번에 또 다시 불이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정한 곳에 같은 화재가 되풀이 된다는 것은 전적으로 소방당국의 책임이다. 이 시장을 관할하는 소방당국은 서문시장이 화재에 왜 취약한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시로 순찰을 하면서 취약점을 찾아내 지적하고 고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상인연합회 자체적으로도 이같은 점검을 하도록 해 예방 능력을 키워왔어야 했다. 물론 화재는 방화가 아닌 이상 대부분 ‘부주의’로 시작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평소 재난에 부주의하게 돼 있다. 이런 재난 불감증은 우리나라가 특히 심하다. 소방당국만큼은 이런 점을 인정하고 평소의 화재예방 대책을 시민들에게 꾸준히 알리고 깨우쳐야 한다.
대구시는 2003년 2.18지하철참사를 계기로 대구를 재난이 없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2009년에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도 개관했다. 그런데 서문시장 상인 중 몇 명이 이곳에 가봤는지 의문이다.
지난 달 27일에는 대구의 번화가인 동성로에 화재가 난 데 이어 이번의 서문시장 화재로 대구가 또 재난 도시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정말로 이번에는 피부에 와 닿는 화재예방 훈련, 교육, 점검 대책이 이뤄져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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