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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오리 소비 감소의 근본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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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2-1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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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 오리 소비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도내에는 닭 취급업소가 2천771곳인데 치킨점이 2천17곳으로 가장 많고 삼계탕 업소가 754곳이다. 또 오리 취급점도 602곳이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닭과 오리 또는 그 알을 생산하는 농가가 가금산업의 뿌리라면 이들 업소는 줄기라 할 수 있다. 지금 AI 발생으로 닭과 오리 소비가 줄면서 가금산업의 뿌리와 줄기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최근 경북도가 AI 발병 이후 조사한 결과 시 지역은 평균 45%, 군 지역운 41% 정도 닭과 오리의 매출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 이상 매출이 줄어든 곳도 많아 이들 지역 자영업자들의 생계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경북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때문에 실제로 AI가 발병할 경우 지역의 가금산업은 초토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렇게 된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탓이 크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는 “AI에 감염된 닭, 오리는 시중에 유통될 수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인체감염 사례가 없으며, AI 바이러스는 70℃에 30분간, 75℃에 5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된다”고 외쳐지만 소비자의 마음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소비자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의 소비가 준 것은 닭과 오리 고기가 밥과 달리 반드시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음식이 아니라 기분이 좋아야 먹는 음식인 탓이다. 그리고 혼자 사 먹는 음식이 아니라 가족끼리, 아니면 친구와 연인들 중 누군가 기분 좋게 한 턱 내면서 사는 음식이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분위기’가 아니다 싶으면 피자나 삼겹살 등 다른 음식으로 눈을 돌린다. 그래서 AI가 사라지면 소비 분위기도 쉽게 돌아오는 것이 또한 이 음식이다.
그런데도 달과 오리의 소비 침체가 정부와 지자체 탓이라는 것은 현재의 가금 사육 방법에 대한 개선을 소홀히 해왔고 방역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밀식사육으로 닭과 오리의 면역력이 떨어져 많은 항생제를 투입한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알고 있다. 게다가 AI가 발생하면 감염 농장은 물론 감염되지 않은 반경 3km 이내의 농장의 오리와 닭까지 모두 살처분함으로써 AI를 이겨내는 닭과 오리를 애초부터 키우지 못하게 하는 방역 방법도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었다. 즉 현재의 사육과 방역은 건강한 닭과 오리를 키우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말이다. 오늘의 소비 침체의 ‘근본’ 원인은 ‘소비 심리 저하’나 ‘분위기’가 아니라 그 너머의 이같은 사육과 방역 단계, 그리고 소비가 주는데도 가격은 낮아지지 않는 유통단계를 개선하지 못하는 정부와 지자체에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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