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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센터 상업시설, 독일까 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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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3-0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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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올 연말 준공 예정인 화백컨벤션센터 지하 주차장에 1322㎡(400평) 규모의 상업시설을 조성키로 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과연 보문단지 내 유통시설 설치가 경주지역경제를 위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를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경주시는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경주 방문객을 타깃으로 한 판매시설이므로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지역 유통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시가지 상인들은 경주시가 수년전부터 고분군주변 정비를 이유로 무차별 철거를 하는 바람에 시가지 경기가 침체돼 있고 그 원인을 경주시가 제공한 만큼, 관광객을 시가지로 끌어 들이는 정책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주시의 화백컨벤션센터 지하 유통시설 설치 착안은 컨벤션센터가 적자운영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데서 나온 것이다. 운영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유통시설 임대를 통해 매장 임대수입을 높여보자는 궁여지책으로 나온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엄청난 적자가 예상되는 컨벤션센터를 정상괘도에 올려놓겠다는 경주시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당초 계획에도 없던 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적자를 면해보겠다는 발상자체는 어딘가 모르게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든다.
차라리 컨벤션센터 운영에 묘안을 짜내거나 시설 활용 일수를 늘리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시설설립 취지에도 부합된다. 더구나 시설 운영 적자를 명분으로 유통시설을 설치한다면 상대적으로 시가지 상권이 받을 손해와 희생은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 되는데 이 또한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름지기 이같은 대형 유통업은 자금력이 풍부한 외지인들이 진출하는 경우가 많고 당연히 그 과실도 타지로 유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약간의 임대수입은 있겠지만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라는 더 큰 피해를 지역사회는 입게 된다.
차제에 경주시가 유통시설을 임대할 경우 외지인 보다는 지역민이나 지역민들이 구성한 컨소시엄에게  우선운영을 맡기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도한 시가지 상권과 중복되는 품목을 지향하고 시내 상권과 상호 보완 협력 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유치가 물 건너간 시내면세점 유치를 대신할 운영방법도 찾아야 한다.
가격 할인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외국어가 능통한 직원을 배치하거나 배송에 불편이 없는 시스템을 갖춰 외국인 관광객을 최대한 배려하는 운영전략이 도입돼야 한다.
단순히 임대수익만을 노려 졸속으로 유통시설을 설치하고 업체를 유치한다면 싸구려 물품이 가득한 이류 매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은 만큼 국제적인 관광도시 눈높이에 걸 맞는 제품과 브랜드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컨벤션센터 내 유통시설이 지역경제를 위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전적으로 경주시의 노력여하에 달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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