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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도 못 간 월성원전 3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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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3-1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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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원전 3호기가 갑자기 발전을 멈췄다. 월성 3호기는 지난해 6월 계획예방 정비까지 받아 문제없는 것으로 판단됐으나 불과 9개월 만에 또 사단이 터진 것이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3호기의 시설과 성능 분야 89개 항목을 꼼꼼히 검사하고, 원자로와 관계시설이 성능과 운영에 관한 기술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동 재개를 승인했는데 도대체 검사가 제대로 됐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올 들어 벌써 3번째 사고라는 점이다. 지난 1월에는 울진의 한울 5호기가, 지난달엔 전남 영광의 한빛 2호기가 정지했으니 거의 달마다 사고가 나는 셈이다. 원자력 선진국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에 이처럼 수시로 원전 발전이 중단되고 있으니 국민의 불안은 증폭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지난해 원자력 사고로 인해 고통의 여름을 보낸 기억이 생생하다. 한여름 공공기관 실내 온도를 28도C로 높이는 바람에 오히려 바깥온도가 더 시원한 ‘역현상’을 경험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가 안녕을 위해 이를 꾸준히 참아냈다. 시험성적서 위조에다 짝퉁 부품, 그리고 불량 부품까지 납품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으나 워낙 거대한 국가사업이라 곧 해결될 것이란 기대 속에 국민들은 속을 삭였다.
 그러나 국민이 참는 한계도 이제 임계치(臨界値)에 도달한 것 같다. 다행히 봄철이라 이정도 원전사고로는 전력수급에 큰 지장이 없다고 하니 국민은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1년에 10건 가까이 사고가 터지니 전력수요 피크철에 이런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또 한번 지긋지긋한 여름을 나야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후쿠시마 핵사고 3주기를 맞아 모두 신경이 곤두 서있는 상태다. 경주핵안전연대가 “월성1호기를 비롯한 노후핵발전소를 즉각 폐쇄하라”며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지 며칠이 지나지도 않았다. “만약 월성1호기에서 예기치 못한 노심용융 사고가 일어난다면 경주뿐만 아니라 주변의 대도시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재앙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방선거를 맞아 모든 정당과 후보들에게 '월성 1호기 폐쇄 운동'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힌 것이다.
  20년도 안된 월성 3호기가 이런 정도인데 30년 넘은 월성 1호기 재가동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지역민의 불안은 걷잡을 수 없다. 한수원은 전 직원 비상 소집령을 내리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사고 때마다 되풀이되는 답변이다.
 한수원은 이번에는 ‘늑대 소년’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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