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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생에 식권 강매하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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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4-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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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가 캠퍼스 내 기숙사 입사 생들에게 식권을 끼워 팔기 한 경북대학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북대는 2009년 9월부터 향토관(직영)과 첨성관(BTL) 등 2개 기숙사 입사 생을 대상으로 기숙사비와 식비를 분리하지 않고 통합 청구하는 방식으로 1일 3식, 연간 기준 130만원 내외의 식권을 의무 구입하도록 강제해 왔다.
 조사결과 2개의 기숙사는 시설이 깨끗하고 도서관, 강의실 등의 접근성이 좋아 학생들이 선호하는 시설로 1일 3식의 의무 식비를 전액 납입하지 않을 경우 입사가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이는 공정거래법상 거래강제행위에 해당되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경우 외부 활동이 잦아 하루 세 끼의 식사를 모두 기숙사에서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 지난 2010년~2012년 기숙사 결식률이 약 60%에 이르고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식비는 환불이 되지 않았다. 학생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숙사생활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쉽게 이해를 하겠지만 하루 3끼를 기숙사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무리 전문가가 식단을 짜고 조리를 한다고 해도 아무래도 메뉴는 단조롭고 원하는 음식을 먹지 못해 물릴 수 있다. 가끔 외식을 하고 싶고 친구나 친지가 방문 할 경우에도 식권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면 학생의 자율권과 선택권은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도 만만하지가 않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사용 식권이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식비는 강제로 일괄 징수하는 구조다. 대학기숙사는 지방거주 학생들이 유학을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또한 대부분 원룸이나 셋방을 얻을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상당해 기숙사행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제적 부담이 기숙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끼워 팔기를 해 부담을 가중 시킨다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고 장학하려는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전국의 대학에서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경종이 될 만하다. 대학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밥장사를 하려는 속셈이 아니라면 이같은 얄팍한 행위는 적발 전에 근절됐어야 했다. 만약 이것도 관행이라면 이번기회에 고쳐야 한다.
 대학들이 열을 올리고 있는 BTL방식의 기숙사 건립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들 사업자들의 목적은 오로지 수익창출이다. 대학들이 유보금 적립을 늘리고 장학금을 늘렸다고 홍보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숙사 건립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공부와 연구이외의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일, 대학당국이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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