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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선거'로 玉石을 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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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5-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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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가 일거에 선거 분위기를 확 바꾸어 놓았다. 어제부터 6.4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거리는 조용하다. 길거리에서 인사하는 운동원들과 나부끼는 선거 홍보물이 선거운동 시작을 알릴뿐, 확성기 없는 선거전은 그야말로 차분한 분위기다.
 세월호 참사로 '3무 선거'가 널리 인식되고 있지만 이번 선거야 말로 지방선거의 '혁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그것이 참사에 따른 자숙(自肅) 분위기에서 나온 타율적인 모습이라해도 앞으로 이어질 선거운동의 전형(典型)으로 하루빨리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22일 "6.4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새누리당은 공직선거법을 준수하는 깨끗한 선거운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야권 후보들께서도 이번 선거가 어느 때보다도 공명정대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날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국민들에게 확인된 이상 지방자치단체가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로 꾸려지는 게 중요하다"고 침몰사고 정부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조용한 선거를 다짐했다.
 일선 후보들도 이미 이런 분위기를 잘 읽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이날 시청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선거운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후 새벽 첫 일정으로 동대문 시장에서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고, 노후된 용산지역 아파트와 성수대교 등을 돌아보며 안전 확인 행보를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아침부터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약속대로 선거운동원을 대동하지 않고 강남역에서 국기원 입구까지 걸으면서 김밥을 사 먹거나 시민들과 사진촬영을 하는 등 격식 없는 선거운동을 펼쳤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예년처럼 신나는 로고송과 율동으로 이목을 끌기보다는 목례를 하거나 피켓을 들어 올리며 '조용한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일부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벌이는가 하면, 선거운동 보다는 봉사활동을 많이 하겠다는 후보도 있었다.
 이렇게 '조용한 선거'가 갑자기 정착한 것은 요란한 선거 운동이 이번 선거에는 독(毒)이 됨을 후보자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도 '조용한 선거'가 후보자 옥석 가리기에 한결 수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 선거문화의 새로운 초석(礎石)이 되길 기대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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