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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터미널 화재도 '총체적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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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5-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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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가 아직 마무리도 되지 않았는데 26일 오전 고양종합터미널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사고 발생 27분 만에 진화됐지만 6명 사망, 40여 명 부상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고양종합터미널은 지하 5층, 지상 7층, 전체면적 2만여㎡ 규모로 2012년 6월 개장된 대형 다중이용시설인데도 이렇게 화재에 취약했다는 것은 또 다른 인재(人災)의 전형으로밖에 볼 수 없다. 잇단 대형 사고소식에 국민들의 불안은 한계치를 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은 화재 시 유독가스 누출로 인명 피해가 커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더욱 철저해야 함은 말할 나위없다. 그런데 불이 난 직후 "순식간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연기가 피어올라 어떻게 대응할 방법도 없었다"는 직원의 진술을 보면 화재에 무방비했음을 짐작할 수있다.
 이제 또 수사가 시작될 것이다. 스프링클러나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소방시설 관리·감독 기관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져야한다. 대형 신축건물인 경우 이미 작성된 '화재대응 매뉴얼'이 분명 있을 것인데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의문이다.
 이렇게 보면 고양터미널 화재는 육지 재앙이라는 사실만 다를 뿐 재난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세월호 참사와 그대로 판박이다. 안전 시스템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아닌가. 이번 화재도 결국 인재(人災)로 귀결될 것이 뻔하다. 
 30여 년인 1983년, 대구에서 '초원의 집' 화재가 있었다. 중구 향촌동의 디스코클럽 '초원의 집'에서 불이 나 춤을 추며 놀던 청소년 25명이 숨지고 70명이 부상을 입었다. 불은 1시간 반 만인 오전 3시에 꺼졌지만 희생자는 속출했다.
 당시 낡은 목조건물 2층 천장에서 일어난 화재였는데 상당수가 질식사로 판명됐다. 불량 건축자재가 타면서 내뿜은 유독가스가 실내에 퍼졌으나 내려오는 입구가 좁아 빠져나오지 못해 인명피해가 늘어난 것이었다. 조그만 목조 건물 한 채를 태웠는데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속출한 것은 분명히 인재였다. 방화시설도 없었고 대피할 비상구도 없었다. 총체적 인재의 본보기였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인재는 이렇게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총체적 인재의 싹을 잘라내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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