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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부는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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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6-0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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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깃대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대구경북이지만 이번 6.4지방선거에서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변화의 큰 물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하나마나한 선거'는 아니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해준다. 
 대구경북에서 최대 빅 매치는 대구시장 선거였다.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는 둘 다 참신한 인물이란 점에서 닮았다. 대구시장 첫 출마 '새내기'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이다. 게다가 둘 다 출신은 지역이지만 정치적 입지를 굳힌 곳은 서울이라는 점에서도 같다. 지역정서를 제대로 모른다는 단점도 있지만 대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이라는 데는 이설이 없었다.
 어쨌든 대구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추구해야할 도시다. 그렇다면 대구시민이 '급진적' 변화를 원하느냐, 아니면 '점진적' 변화를 원하느냐에 따라 대구시장의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권영진 후보가 58%대의 지지율을 보였다는 것은 대구시민이 점진적 변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권영진 후보의 58%는 역대 시장 선거로 볼 때 제일 낮은 수준이다. 물론 1회 민선 때는 문희갑, 이의익, 이해봉, 조해녕 후보가 팽팽히 맞서는 바람에 문 시장이 36.8%라는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이후 득표율은 70%를 넘었다. (단, 3회 61.2% 제외)
 따라서 권 후보의 58%대로 '대구는 한나라당'이라는 절대적인 고향 정서(?)를 업고 출발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수치는 아니다. 그래서 김부겸 후보의 대약진이 눈에 띈다. 김 후보는 지난 12대 총선에서 수성갑에 출마, 40.4% 득표율을 받고 2위로 낙선했다. 1위 이한구 새누리당 후보 52.8%에 다소 뒤처졌지만 전국을 깜짝 놀라게 한 대이변이었다. 새누리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38%대 지지는 거의 혁명에 가까운 수치다. 그것도 대구에서 교육 1번지인 수성구에서 선전했으니 김 후보의 역량은 충분히 검증됐다. 이제 대구시 전체에서 38%대가 나왔으니 또 한번 충분히 인정받은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대구시장 선거는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다. 과거처럼 대항마가 없는 '밋밋한 선거'는 없다는 뜻이다. 이제 제2의 후보가 바짝 따라붙으며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니 당락을 떠나 이런 경쟁적 선거구도가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대구의 앞날에 크나 큰 영광이 아닌가.
 권 당선자에게는 변화를 기대하는 축하의 박수를, 김 후보자에게는 선전을 펼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전국 꼴찌였던 대구시의 투표율이 이번에도 꼴찌를 기록했지만 그래도 50%를 넘었다는 것은 이번 선거가 그만큼 시민의 관심을 끌었다는 결과로 해석하고 싶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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