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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취임식에 부는 '신선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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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6-2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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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 단체장 취임식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1995년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시작된 자치단체장 선거는 공(功)과 과(過)가 뒤섞인 복합적인 것이었다. 지난 6.4 지방선거로 6회째를 맞으면서 선거전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승자와 패자가 뚜렷이 갈라지면서 단체장 취임식도 '승자의 잔치'로 변했다. 자신을 선전하는 과시형, 그리고 동원형 취임식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이런 구습에 적은 취임식 분위기를 일신(一新)했다. 그것도 강압이나 외압이 아닌 내부에서부터 우러난 검소하면서도 알찬 취임식이 대세를 이룬 것이다. 이런 바람직한 분위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긋기에 충분할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은 시민과 호흡하는 취임식을 갖기로 하고, 달서구 코오롱 야외음악당을 취임식 장소로 정했다. 취임사도 연설이 아닌 토크쇼 형태로 열고 시민이 질문하면 권 당선인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시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취임식 시간도 오후 7시로 정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독도에서 취임식을 한다. 독도를 관할하는 자치단체 수장으로 일본의 독도 도발에 강력 대응하고, 독도 수호 의지와 동해안 시대를 선언하기 위해서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식은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개최된다. 취임사부터 사회자, 애국가 연주, 진행요원, 취임식장에 설치되는 소망나무까지 시민이 주체가 돼 함께 만들고 참여하는 취임식으로 열린다. 초청비, 대관료 등 별도비용이 없는 '비용 제로 취임식'을 가진다.
 남경필 신임 경기도지사는 별도의 취임 축하행사 없이 현충탑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가며, 안전과 관련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당선인도 취임식을 열지 않고 바로 업무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실종자들이 전원 구조되지 않아 취임식을 성대히 치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별도의 공식 취임식은 생략하는 대신 서울지역 초중고교 학생들과 대화하는 토크쇼 형식의 취임식은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지자체장이 취임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전국에서 검소한 취임식, 간소한 취임식, 열린 취임식, 소통과 화합의 취임식이 넘쳐나고 있다. 아예 취임식을 생략하고 직원조회로 대체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그리고 '토크 콘서트'로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얼마나 신선한가.  
 허세와 낭비를 버리고 행동으로 민생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는 것은 바로 유권자들의 염원이다. 이런 지자체장을 누가 외면하겠는가. 지난 20년간의 지방선거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오는 7월1일, 이제 제대로 된 취임식을 볼 것 같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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