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자胎室은 세계적인 '스토리 텔러'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세종대왕자胎室은 세계적인 '스토리 텔러'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4-08-06 20:20

본문

 성주군이 '세종대왕자태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학술용역을 의뢰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태실(胎室)이란 조선 왕실에서 왕자를 출산했을 때, 생명과 국운을 상징하는 태를 명당에 봉안한 뒤 표석을 세운 곳이다.
 지구상에서 태실을 500년 이상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는 없다. 특히 세종대왕자태실은 국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보존이 잘 된 곳이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왕자태실은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태봉 정상에 위치해 있다. 세종대왕의 아들 8대군(大君)과 10군(君)의 태실 18기와 세손(단종)의 태실 1기로 앞 열에 11기, 뒷 열에 8기가 서 있다. 태실은 지하에 석실을 만들고 그 안에 백자로 된 태호(胎壺)를 넣었으며 태호 속에는 태항(胎缸)과 태주(胎主)의 이름 및 생년월일을 음각한 지석(誌石)을 넣고 지상에는 석조물을 세웠다.
 그런데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하자 이에 반대하여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죽은 금성대군과 한남군, 영풍군, 화의군 및 안평대군의 태와 태비는 1457년(세조3년) 파헤쳐져 버려졌다. 유실된 5기의 기단석은 1975년 태실을 보수, 정화하면서 발견돼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는 눈물겨운 사연을 담고 있다.
 세조가 등극한 뒤 세조의 태비 앞에 홍윤성(洪允成)이 멋진 글을 지어 비석으로 세웠으나 지금은 심하게 마모돼 판독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세계적 '스토리 텔링'인가.
 성주군은 해마다 서울 경복궁에서 세종대왕자태실 태봉안 재현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600여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세종대왕이 자신의 아들인 왕자의 태를 전국 최고의 길지 중 성주를 친히 낙점, 성주로 태를 묻으러 가는 400km의 대장정 행사로 이제 국민에게 낯설지 않는 이벤트가 됐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이미 지난 4월 민선6기 취임식에서 세종대왕자태실을 2015년까지 유네스코 잠정목록으로 등재하고 2020년까지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성주군은 세종대왕자태실에 비해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보존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용암면 대봉리에 위치한 태종태실, 가천면 법전리에 위치한 단종태실도 정밀한 학술조사를 통하여 역사적 기록을 가시화하기로 했다. 명실공히 '태실의 고장 성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종대왕자태실은 우리 조상들의 생명존중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뱃속에 있던 탯줄 하나도 소중히 다루었음을 방증하는 세계에서 유일무일한 유물이다. 세종대왕자태실이 하루빨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경북도는 물론, 문화재 당국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