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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電 앞세워 '돈 봉투' 돌린 한심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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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9-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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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청도 송전탑 반대주민을 회수하기 위해 '돈 봉투'를 뿌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금 온 나라가 총체적 부실과 적폐(積幣)척결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앞장서 해결해야할 경찰이 아직까지 '돈 봉투'라는 낡은 사고방식에 젖어있다는 사실에 국민은 탄식하고 있다. 이런 저급한 수준의 공권력으로 어떻게 '국가 개조'를 하겠다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특히 한전을 대신해 경찰서장 이름으로 '돈 봉투'를 돌린 이들 두 기관의 기막힌 합작품(?)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경찰청은 12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는 주민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 이현희 청도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이 청장은 추석 전인 2일과 연휴기간인 9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거주하는 7명의 지역 할머니들에게 100만∼500만원씩 총 1,700만원을 살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질서 확립을 해야 할 경찰서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직위해제는 당연하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한전 측의 사주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청도경찰서 이 서장은 한전에서 돈을 받아 위로 차원에서 할머니들에게 전달했고, 한전 명의로는 안 받을 것 같아서 자기 이름으로 돌렸다고 밝혔다. 마치 한전을 위해 경찰로서 당연한 짓(?)을 했다는 투의 이 서장의 발언에 국민은 경악하고 있다.
 한전은 주민 반발로 기초 공사만 한 상태에서 2년 가까이 공사를 중단했다가 지난 7월 공사를 재개했으며, 이에 반발한 지역 주민들이 농성을 벌이며 마찰을 빚어왔다. 그런데 청도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주민들을 보호해야할 경찰은 걸핏하면 주민들을 연행하는 등 경찰로서 파워를 과시해왔다. 주민들은 경찰이 마치 한전의 '하수인'같다고 비난을 해왔는데 이제 한전을 위해 '돈 봉투'까지 돌렸으니 그야말로 사실임이 확인된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한전 직원들이 돈의 출처에 대해 "회삿 돈이 아니라 개인 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돈 봉투가 한전의 공식 계좌에서 조성됐다는 것이 아닌 것이 된다. 경찰은 1,700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직원이 사비를 털어 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보고 돈의 출처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이 돈 봉투의 출처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함에 따라 비자금 수사로 확대될 개연성이 커졌다. 경찰은 한전 대구경북지사가 송전탑 주민 로비용으로 별도 자금을 만들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로비 자금으로 조성했다면 한전 고위층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돈으로 무마해보려는 한전, 이를 도와준답시고 돈 봉투를 직접 돌린 경찰. 사회악(惡) 근절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비근한  예다. 철저한 수사만이 해결책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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