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손상'공무원 솜방망이 처벌해서야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품위손상'공무원 솜방망이 처벌해서야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4-10-05 19:00

본문

 모범이 돼야할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징계를 받는 사유로 '품위손상'이 꼽혔다. 품위손상은 통상 도박·강도·사기·성범죄·음주운전 등을 말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공직자의 도덕성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자료다. 특히 '국가개조' 수준의 혁신을 부르짖는 박근혜 정부가 이런 저급한 수준의 공(公)조직으로 어떻게 미래를 해쳐나갈 것인지 의문이다.
 공무원 조직이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5일 정청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공무원 1만3266명 중 절반이 넘는 8309건이 품위손상으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따르면 품위란 공직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 도박·강도·절도·사기·폭행·성폭행·성추행·성희롱·음주운전·마약소지 등이 품위손상의 유형에 해당된다.
 시민사회의 모범이 돼야할 공무원이 직무태만이나 복무규정 위반, 금품수수, 공금유용 등 공직 내부적인 비리보다 국민들의 눈총을 직접 받을 수 있는 품위손상 쪽에서 더 많이 징계를 받는다는 것은 리더십 부재(不在)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다. 공직 사회가 건강하지 않은데 정계나 교육계, 학계, 업계의 신뢰를 추구해 봐야 그야말로 견강부회다. '총체적 부실'의 화근(禍根)이 공직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공무원 징계 수준을 보면 참으로 '솜방망이'다. 징계를 받은 공무원 중 82.3%가 감봉·견책 등에 해당하는 경징계를 받았다고 하니 처벌인지, 봐주기 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중범죄로 취급되는 공금유용, 공금횡령, 금품수수 등의 징계도 총 1,264명이었으나 54.7%나 되는 692명이 감봉·견책에 해당하는 경징계를 받았다고 하니 '공직 특혜'가 아니고 무엇인가. 
 특히 공무원 천 명 당 징계 공무원 수를 산출한 결과, 경기도가 평균 13.4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전북(12.7명), 충남(11.1명), 전남(10.7명) 경북(10.6명) 순으로 이어졌으니 청렴한 웅도 경북의 체면도 많이 구겨진 셈이다.
 공무원은 시민사회의 모범이자 표본이 돼야한다. 정의감과 업무에 대한 투철함, 그리고 건전한 국가관이 몸에 베야함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공직이 대충대충 돌아가는데 사적(私的)분야가 바로 설 리가 없다. 따라서 업무교육보다 공무원의 인품교육을 강화해야한다. 그리고 잘못이 드러나면 일반인보다 더 엄한 잣대로 처벌해야한다.
 지금 '관피아 척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도 공무원의 품격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랍다. 이런 분위기로 무슨 개혁을 하겠는가. 정부는 쌓인 적폐(積幣)를 구석구석 도려내겠다고 개혁의 날을 세우고 있지만 국민은 이를 믿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