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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연구개발자금은 '눈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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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0-0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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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연구개발(R&D)자금 운용이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R&D자금은 미래 신산업을 개발하기 위한 '종자돈'으로 정부는 엄청난 물량을 쏟아 붓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져야할 인프라 자금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기본인데도 관리가 허술하다면 우리의 미래도 어둡다는 얘기가 된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홍의락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대구북구을 지역위원장)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2014년 9월 현재까지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제재조치를 받은 6791명의 연구자 중 22.8%(1547명)가 2회 이상 참여제한 징계를 받았다. 연구기관 기준으로는, 참여제한 제재를 받은 4096개 기관 중 34.7%(1422개)가 2회 이상 참여제한 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R&D사업에 참여제한을 받는 경우는 연구결과가 불량하거나 연구개발비를 용도 외에 사용하는 등 법령 및 협약위반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연구개발비를 본래의 목적에 맞지 않게 쓴다면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 엄청난 국고 낭비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상당수의 연구원과 연구기관이 2회 이상 제재를 받았다면 관리가 크게 허술하다는 증거다. 이미 자격 미달이 검증됐는데도 엄청난 R&D자금을 같은 연구원과 연구기관에 재차 투입한다는 것은 혈세를 '그냥 써라'는 의미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는 정부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참여제한 제재기간 및 2회 이상 제재의 경우 기간누적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간누적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즉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참여할 수 있으니 연구비 유용·횡령 등 악의적인 경우를 막을 방법이 없다. 따라서 제재를 받은 경우 참여제한 기간을 가중(加重)시키고, 3회 이상 제한조치를 받은 경우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여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다시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연구개발 지출 비중이 상당히 높다. 올해 정부 R&D 예산 규모는 17조73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문제는 여기에는 순수 연구개발비용 이외에 설비투자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은 조세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받기 위해 상대적으로 관련이 적은데도 연구개발 항목으로 분류하는 것이 관습화돼있다.
 정부 부처도 마찬가지다. 예산을 요구할 때 R&D와 관련이 작은 것도 R&D 예산으로 이름을 붙여 올리는 경우도 많다. R&D 예산으로 올릴 경우 웬만하면 수용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또 첨단기술을 다루는 연구개발 관련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높아 사용처에 대한 감시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조차도 이렇게 R&D자금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마당인데 참여자에 대한 제재조차 미약하다면 기술개발자금은 그야말로 '눈먼 돈'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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