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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수용자 김치만 먹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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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1-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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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이 불면서 포항, 경주 지역 등 경북도내 곳곳에서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일 경주시민운동장 앞 광장에서는 경주시새마을회가 주관한 '아름다운 나눔! 2014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최양식 시장, 권영길 시의회 의장, 회원 등 6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됐다.
 포항시도 같은날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새마을부녀회원과 사회단체 회원 등 2천여명이 불우이웃을 위해 '1만포기 김장 담그기 행사'를 실시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진행되는 이같은 행사는 실로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진다는 면에서는 기네스북에 등재되고도 남을 미풍양속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사회의 모든 여건들이 변하듯이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도 변해야 할 시점에 온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현재 각지자체 마다 진행되고 있는 김장담그기 행사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최근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과의 나눔의식이 확산되면서 3,4년 전부터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경주의 경우 약 50여차례, 포항의 경우에도 줄잡아 80여차례의 김장담그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하는 단체도 늘어나 과거 종교단체와 지자체, 일부 관변단체위주로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자생단체와 봉사단체, 학교와 기업 등도 이같은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물론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단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현상이기는 하지만 지나쳐서 그리고 효율적이지 못해서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개선돼야 할여지가 많다.
 우선 불우이웃과 복지시설에 전달되는 김장 김치의 양이 너무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몇몇 복지시설의 경우 한해 겨울에 전달되는 김장김치의 양이 수용인원 1인당 필요한 양보다 10~30배 정도나 많다. 이렇다보니 '겨우 내 김치만 먹고 살라는 말이냐'라는 우스갯  소리 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정작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이나 난방비 구입비용은 턱없이 모자라 운영자들이 지인이나 종교단체들을 찾아다니며 구걸하다시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복지시설 운영자들은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는 배부른 소리라 여길지 몰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장들은 카메라를 의식한 정치적 행위로서가 아닌 진정한 불우이웃을 위한 행사로 정착되도록 주위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물품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도 지자체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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