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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민족유산과 고준위처분장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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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1-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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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미년 새해 경주지역의 최대 화두 중의 하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동국대 지역갈등연구소가 주최해 마련된 '사용후연료 공론화를 위한 지역언론인과의  간담회'를 신호탄으로 새해 들어서는 본격화 될 예정이다. 이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의 활동 시한이 6개월 연장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한을 못 박아 놓고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출되는 결과는 충분히 예견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문제는 아무리 시급하고 절박하더라도 몇가지 점에서 경주지역에서 논의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우선 경주는 중·저준위처분장을 유치할 당시 고준위처분장은 경주지역에 설치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찬성했다. 특히 경주는 문화재로 인한 각종 규제와 발굴 등으로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지역발전이 정체된 상황을 타파해 보려는 궁여지책으로 중저준위 처분장을 유치했지만 경주라는 도시정체성과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생각한다면 방폐장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설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곳에 고준위처분장까지 들어서게 된다면 그야말로 경주는 끝장이나 다름없다.  세계유산 석굴암 정면에 중·저준위와 함께 고준위 핵폐기장까지 있다면 이를 바라보는 관광객들의 시선은 고을리 만무하다. 핵폐기물 한다발의 무게가 660㎏이상이나 돼 육지에서의 이동이 불가능한 현실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무인도가 제격이다.
 동국대 갈등치유연구소 교수들이 주장하는 공론화 참여이유도 궁색하다 못해 비겁해 보인다. 최근 독일'슈피겔'지 기자 마르셀 로젠바흐의 저서 '위키리크스'전문에서도 언급됐듯이  미국측이 경주인근을 가장 강력한 고준위처분장 후보지로 거론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역에서의 공론화 참여가 들러리를 설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명색이 교수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진데 '참여를 하지 않을 경우 엉뚱한 방향으로 결론 날까 봐 참여하게 됐다'는 해명은 납득을 할 수가 없음은 물론 학자의 양심마저 의심케 한다.
 정부는 혹시 원전시설이 이왕 들어선 지역에 추가적으로 들어서는 것이 반대나 저항이 약하고 해당 지자체가 원전도입에 따르는 지역개발 교부금, 세수입 등의 '마약효과'에 취해있기 때문에 쉽다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신라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핵폐기장을 바꾸겠다는 정신 나간 결심이 아니고서야 고준위 핵폐기장 마저 경주에 들어서는 것을 방관 할 수는 없다. 또 그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해서도 안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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