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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후 떠난 '여고생 천사'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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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1-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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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의 한 여고생이 장기를 기증하며 세상을 떠나 주위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들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포항여자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세은 양으로 김양이 지난 23일 뇌사판정을 받자 김양의 부모님은 장기기증을 ,5명의 중증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5살 때 이미 대구의 한 병원에서 뇌혈관기형 진단을 받은바 있는 김양은 뇌병변 장애로 한쪽 상하지나 얼굴 부분의 근력 저하가 나타나는 편측 마비를 앓았지만 또래보다 더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생활했다. 하지만 지난 4일 호흡 곤란증상으로 포항성모병원을 찾았고 즉시 응급조치를 했지만 이미 심정지가 나타나 혼수상태로 접어들었고 23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김양의 장기기증에는 김양 부모님의 힘든 결정으로 이뤄졌다. '우리 아이는 생을 마감했지만 아이만큼 귀한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고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것이 낫다고 여겼다'는 부모님의 결심은 간과 신장 등 말기부전환자 5명에게 이식돼 새 생명을 찾아줬다. 김양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김양과 같은 장기기증은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다. 급작스럽게 가족 곁은 떠나는 크나큰 슬픔 속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생각한다는 것은 보통사람은 결정하기 힘든 일이다. 김양의 이번 장기기증은 우리사회의 장기기증 문화를 새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0년 52명에 불과했단 장기기증 인구가 2011년에는 368명, 2012년에는 409명, 2013년 420명이 뇌사 장기기증을 실천했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는 장기이식 후진국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만명당 장기기증 비율은 7.2명으로 이탈리아 21.6명 미국25.6명, 스페인 32명에 비해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도 장기기증 희망자수가 선진국은 물론 타지역에 비해서도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대구의 장기기증 희망자자 수는 1332명 경북의 기증자수는 1582명으로 해마다 희망자수가 증가 하기는 커녕 오히려 줄고 있다.
 김양과 같은 장기기증자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는 국가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의 장기기증 문화 확산 노력이 절실하다. 우선 장기기증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높여야 한다. 의사자에 대한 예우가 진행되고 있듯이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장기기증자 추모 묘역을 조성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뇌사자 기증의 경우 대부분 권역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음으로 대구경북에서 장기기증자가 많아야 지역의 중증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려운 결정을 한 김양 부모님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김양의 명복을 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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