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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경북 첫 父子회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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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1-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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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代)를 이은 '아너 소사이어티' 얘기가 을미년 새해를 한줄기 서광(瑞光)으로 장식하고 있다. 지난 27일, 경주에서 1억원 이상 개인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부자(父子)회원이 탄생했다. 부자회원은 경북에서는 처음이고 전국에서도 6번째일 정도로 귀한 케이스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 사랑의 등불을 밝혀주는 멋진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주시 이충우(76)와 이상춘(46) 부자다. 아들 이씨는 2010년 6월에 경북에서 첫 번째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이름을 올린 ㈜현대강업 대표이사다. 이에 질세라 아버지 이씨까지 이번에 회원이 된 것이다. 이씨의 스토리는 더욱 감동적이다. 8남매 중 맏이로 중학교를 겨우 졸업한 뒤 평생 농사를 지으며 부모를 봉양하고 동생들을 뒷바라지 해오면서 지금도 20년째 한 벌 외투를 입고 다닐 만큼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30여년간 황성동 제1통장, 새마을회 지도자, 경로당 회장 등을 맡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왔으며, 그 공로로 1997년 경주시 황성동장 공로패, 2005년 경주시장 공로패를 받았다.
 "기업체 사장도 부자도 아니지만, 아들을 지켜보면서 나도 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씨는 "기부는 사전(死前)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었는데, 사회에 되돌리게 돼 기쁘다"고 했다. 배고파 본 사람이 그 심정을 알고 더 사랑을 베푼다는 옛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씨는 이날 5년 내 1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경북 32번째 회원이자, 경북지역 최고령 회원이 된 것이다.
 지금 경제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 경북의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 24일 수은주가 100℃를 돌파했지만 대구는 마감 사흘을 남겨둔 28일 현재 80℃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이 이처럼 빨리 달성한 것은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신규 회원 증가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 움직임이 확산된 것이다. 
 그러나 대구는 사정이 열약하다. 사랑의 온도는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전에 기부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설득력이 약하다. 캠페인 종료가 임박한 시점인데도 사랑의 온도탑이 80도에 머물자, 자칫 올해는 100도 달성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마저 일고 있다. 1999년 사랑의 온도탑이 처음 설치된 뒤 대구가 100도를 달성하지 못한 때는 2011년(79도) 한 해뿐이었다.
 이런 시점에서 이씨 부자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탄생은 기부문화의 참뜻과 그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아무리 좋은 사랑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 법, 이씨 부자의 뜨거운 가슴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의 빛을 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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