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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 경주에 박물관 더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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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2-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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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고도 경주에 박물관이 하나밖에 없어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홀대를 받고 있다. 이는 현행 문화재 정책이 유물을 국가가 독점하는 기형적인 구조와 맞물려 있고 기존 국립박물관들의 독점적 이기주의에 기인하는 바 크다.
 경주지역에는 지난 1999년 이후 황룡사 터를 비롯해 쪽샘지구 발굴, 향후에는 월성내부가 발굴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 1945년 개관하고 지난 1975년 현 위치로 이전한 경주박물관 지하 수장고에는 아직까지 빛도 보지 못한수만점의 유물들이 보관돼 있다. 이들 중에는 타지역 같으면 버젓이 박물관 중심부에 위치했을 유물들이다.
 경주는 동로마제국 수도인 콘스탄티노플과 더불어 한 왕조가 줄곧 천년 동안이나 수도로 기능한 두 곳 중 한 곳이다. 세계사를 통틀어 단 두 곳뿐인 수도 유적이다. 그래서 경주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하지만 이런 경주에 국공립박물관은 달랑 한 곳에 불과하다. 콘스탄티노플을 계승한 이스탄불에는 수십 곳에 달하는 박물관이 있다.
 그에 버금가는 중국의 고도(古都)들인 시안(西安)과 뤄양(洛陽)에도 무수한 박물관이 있다. 이들 도시와 비교해도 적어도 10곳 이상은 있어야 정상인 경주에 오직 경주박물관 한 곳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은 문화융성을 부르짖는 대한민국의 국격으로는 어울리지가 않는 형국이다.
 그럼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경주지역 인사들과 문화계에서는 한결같이 국가(중앙정부)에 의한 유물의 독점을 지적한다. 특히 국립박물관을 산하에 거느린 국립중앙박물관의 과욕이 이런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유물 관리 방침에 변화가 있어 국립박물관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도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된 유물을 위탁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 그 잔재는 남아있다. 이는 결국 국립경주박물관의 과포화를 불러왔고 유물 욕심을 내다가 스스로 문화재 가치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록한 국립경주박물관은 이제라도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황남대총 특별전이니 천마총 특별전이니 하며 찔끔찔끔 공개 할 것이 아니라 제2,3의 박물관을 지어 제대로 국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선보여야 한다.
  그 방식도 현재 경주박물관이 추진하고 있는 박물관 뒤편, 세계유산 남산을 바라보는 지점에다가 유물보관동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제2,3의 장소에 제2,3의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 옳다. 신라문화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문화융성의 국정방향에 역행하는 국립박물관의 이기주의적인 행태는 하루빨리 바뀌어야 하는 공공의 적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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