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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차 말' 학대, 경주시는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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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2-2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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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동부사적지 일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꽃마차 말 학대사건' 이 경주는 물론 전국을 들끓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문제의 사건 발단은 지난 23일 모 방송에서 꽃마차를 끌고 있는 말에게 운행이 끝난 뒤 마부가 수차례의 채찍을 가하고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말에게 계속해서 학대가 이어지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급기야 경주시도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간부공무원들이 나와 공개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경주시가 사과 하는 과정과 사후대책을 밝히는 기자회견은 국민들을 더 화나게 하고 있다. 우선 이번 사과에는 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아닌 공무원들이 나왔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태의 심각성과 국민들에게 준 충격의 정도를 제대로 읽지 못한 처사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이미지를 먹고사는 관광도시에 끼치는 영향은 과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동물애호가들에게는 경주는 원시적이고 무식한 사람이 사는 지역으로 각인될 공산이 크다. 이런 중대한 일을 놓고 관계공무원 몇 사람을 내세워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최양식 시장은 지금이라도 나와 국민들과 시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
 기자회견의 내용도 변명과 책임소재 전가 일색이다. 변명의 요지는 '경주시가 사업 허가권을 가지지 않아 관리 감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속을 할 경우 영업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개가 웃을 일이다. 경주시의 말대로라면 어느 누구도 마차와 말을 끌고 나와 사적지에서 영업을 해도 된다는 말이 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꽃마차를 운행하고 있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관광지에서 꽃마차를 운행하는 것이 문제가 될 리가 없다. 오히려 당연히 있어야하고 장려하는 것이 옳다. 이를 운영하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과 지도감독이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문제다.
 경주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그 '허가권'에 대해 생각해 봄직 하다. 아예 관련제도를 보강하고 공식화하는 것이 이미지 관리와 관광객의 편의, 관광소재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득이 된다. 관리만 제대로 된다면 잃을 것 보다 얻을 것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교통에 방해가 된다면 사적지 경계 안쪽에 마차전용 마사토 길을 내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하다. 휴식하는 말은 동부사적지 잔디밭 곳곳에 번갈아가며 메어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빈대 무서워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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