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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골드시티', 구호만으로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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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2-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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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가 '황금의 나라'를 표방하고 나섰다. 경주에서는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된 금관을 비롯해 허리띠·귀걸이·목걸이·팔찌·신발·그릇 등 온갖 다양한 금, 금동제 유물들이 많이 출토되기 때문이다.
 4세기 후반에 갑자기 시작된 신라의 황금 유물은 고구려, 백제의 금 관련 유물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같은 시기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이 출토되고 있다. 이런점에서 경주를 '골드시티'로 명명하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최근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조차 신라금관을 전시해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경주를 소개하고 있다.
 경주를 '골드시티'로 명명하기위해서는 몇가지 선행해야 할 요소들이 있다. 그 하나는 그 많은 신라의 금들이 어디서, 어떻게 조달됐는지를 밝히는 일이요, 또 하나는 관광객들로부터 골드시티로 인정받기 위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접목시키는 일이다.
 전자는 학자들의 연구로서 밝혀 내야하고 후자는 경주시와 지역관광업계, 시민문화단체들이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일이다.
 우선 그 많은 금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밝히는 연구는 일부 진행돼 왔다. 위덕대 박홍국 박물관장의 논문은 이를 잘 말해준다. 박관장은 신라의 그 많은 금들은 광산이 아닌 서라벌 인근 강에서 채취한 사금에서 비롯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관장은 실제로 경주시 내남면과 안강읍, 울주군 삼동면과 범서면 등 모두 10곳의 형산강 수계에서 사금을 채취했다.
 박관장은 "이들 중 3곳은 1911년 조선총독부가 전국 1934곳의 사금산출지 지명과 강 이름을 기록한 자료 중 경주 관내의 4곳과도 겹친다"며 "사금 존재 여부를 확인한 것은 물론 일부 지역에선 혼자서도 하루 0.4~0.6g의 채취도 가능했다"고 밝혔다. 신라시대의 경우 형산강에 토사의 퇴적, 각종 공사에 따른 강폭 축소, 댐·저수지 보의 조성 등이 없어 사금 채취 환경이 크게 달랐던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다.
 다음으로 이같은 사금채취 여건을 최대한 활용,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남았다.
 아무리 금이 많다고 해도 이를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금채취를 학생들이나 가족단위 체험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경주시가 신라의 금관과 각종 금제 유물을 모티브로 '골드시티'로 선언한 일은 시의적절하고 탁월한 안목을 가진 결과로 칭찬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골드시티는 경주시의 구호와 단순의지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 꾸준한 학술적 연구와 더불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활용해야 명실상부한 '골드시티'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경주시의 지원과 장려를 기대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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