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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진홍섭 추모비 건립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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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3-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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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학 분야를 개척한 수묵 진홍섭의 공덕추모비가 경주 이견대 근처에서 들어선다. '수묵 진홍섭 공덕추모비 건립위원회'는 7일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문무왕 해중릉 망배단에서 추모비를 제막한다. 이로써 이견대 주변 망배단에는 우현(又玄) 고유섭과 초우(蕉雨) 황수영을 포함한 한국미술사학계의 이른바 '개성 삼걸' 추모비가 나란히 서게 된다.  개성 출생의 진홍섭은 해방 직후인 1946년 김재원 박사가 이끌던 국립박물관에 들어가 1962년까지 재직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1963년 이화여대 교수로 옮겨 후학을 길렀다. 
 진홍섭은 경주와는 특별한 인연을 기지고 있다. 그의 족적은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60여년전인 1954년, 당시 국립박물관경주분관장으로 부임한 진홍섭은 윤경렬선생과 더불어 어린이박물관 학교를 열었다. 어린이박물관학교는 이후 청주 전주 부여 제주 춘천 광주 대구 공주 김해 순으로 줄줄이 개교했으나 그 시기는 한참 후였다. 부여어린이박물관학교가 2005년에서야 문을 연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당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선도적이면서도 획기적인 교육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진홍섭이 채택하고 선보인 슬라이더 영사기는 당시로는 신기해 어린이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경주어린이들은 진홍섭선생님에게서 역사 강의와 문화유산 해설을 듣고 공예가이자 마지막 신라인이라고 불렸던 윤경렬선생님과 함께 진흙을 매만지며 신라 토우 등을 재현하는 체험 학습에 몰입했다.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899년에 문을 연 미국 브루클린 어린이박물관이 최초이고 한국에서는 1995년 삼성어린이박물관이 나왔지만 경주처럼 학교 밖 학교를 살린 어린이박물관학교는 드물었다.
 경주시와 경주지역 문화예술단체, 교육계는 이견대 근처, 3인의 추모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스타나 유명인을 전설로 부르는 것에 너무 익숙한 지금 시대에 딱 들어맞는 대체 가능한 위인들이기 때문이다.
 망배단을 더 확장, 단장하고 전국의 문화재계 인사들에게 성역화로 인식되게 한다면 또다른 형태의 관광객 유치사례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천년왕국에서 백년대계를 꿈꾸어 나간 전설을 이어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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