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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문화재복원 크기만 고집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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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3-0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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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지역에서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문화재들이 명확한 근거 없이 크기에만 치중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논란의중심에 선 문화재는 황룡사 9층탑과 2단계 복원공사에 돌입할 월정교 다. 이 2가지 문화재 복원 사업은 경주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사업이어서 자칫 역사문화도시 조성 사업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 까 우려되고 있다.
 우선 황룡사복원과 관련해 탑의  높이에 대한 이설이 제기되고 있다. 복원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배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 황룡사복원연구사업단장이 최근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배 단장은 고려척으로 황룡사 9층목탑을 해석할 경우 빗물이 기단 위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등 문제가 많지만, 당대척으로 환산할 경우 사리함 등 유구와도 적합해 타당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복원 최종안을 결정하기 전에 고려척에 의한 79.2m설을 따르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삼국유사에 황룡사 9층목탑의 높이가 225척(尺)이라는 기록에 따라 '고려척' 기준 79.2m라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1척이 29.8㎝인 당대척(唐大尺)을 기준으로 하면 67m가 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7년에 황룡사복원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인 만큼 논란을 잠재울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월정교 복원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당초 2012년 완료하기로 했던 월정교 복원사업은 누교 및 문루 고증이 지연되면서 2015년으로 한차례 연기됐다가 다시 2017년쯤으로 사업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표면상 이유는 국비확보 지연과 월정교 남문 앞 하천부지에 대해 발굴이지만 실상은 고증문제가 더 크다. 일부 학자들은 지금 완공된 교각을 비롯해 누각의 설계안이 지나치게 크고 웅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학자들은 그 근거로 다리자체의 크기도 문제지만 주변 경관과의 부조화문제가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설계안에 따르면 교각의 폭과 높이는 물론 누각의 높이가 지나치게 높아 왕궁의 토성과 비교해서도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문헌자체에 충실하기보다는 중국의 사례를 참고한다면서 '최소한 이만한 크기는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료외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탓으로 보고 있다.
 신라의 수도 서라벌이 철저히 기획된 계획도시이며 도시 곳곳에 인공 숲을 조성 할 만큼 주변경관의 조화에 역점을 뒀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복원 문화재를 크게만 복원하는데 매진해 자칫 기형적인 문화재가 탄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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