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씁쓸한 高位공직자 재산증가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불황 속 씁쓸한 高位공직자 재산증가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5-03-26 21:10

본문

지난해 우리나라 고위공직자 10명 가운데 7명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6일 고위공직자 2천302명의 정기재산변동 신고 내용을 관보에 공개했는데 이 중 69%인 1천583명의 재산이 늘었다는 것. 특히 이들의 평균 재산은 15억3천400만원으로 전년도 평균 재산액(13억2천만원)에 비해 2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본주의에서 고위 공직자의 재산이 불어난 것을 탓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은 싸늘하다. 갈수록 서민 살림살이는 팍팍해지는데 1년 만에 서민들 연봉의 10배를 벌었으니 고위공직자들은 마치 '별천지'에서 노는 사람들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3%대 저성장 기조 속에 체감경기는 오히려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놀라운(?) 재테크 실력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국회 쪽은 좀 더 심하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공개내역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재산을 등록한 의원 292명 가운데 81.8%인 239명의 재산이 증가했다. 이는 전년도 재산증가 의원 비율 64.5%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1억원 이상 재산을 불린 의원은 134명, 5억원 이상 증식한 의원도 12명이나 됐다.
 문제는 이들 재산 증식이 저축 보다는 토지와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의한 요인이 훨씬 커다는 점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도 증가요인으로 뀬개별공시지가 4.07% 상승 뀬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 3.73% 상승 뀬급여저축 등 3가지를 꼽았다. 가진 자가 더 버는 구조인 '빈익빈 부익부'의 중심에 고위공무원들이 속해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에 대한 불신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고위 공직자들은 돈이 되는 '고급 정보'에 더 많이 노출돼 있어 투자(?)할 곳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보니 여기에 기생(寄生)하여 득을 보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것이 모든 부패의 원천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화합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생활고를 못이겨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게다가 자녀 등 일가족까지 함께 목숨을 끊는 천륜의 범죄를 저지르는 충격적인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겉으로는 '풍요의 시대'에 살지만 그 그늘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국민 대통합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초라한 집 한 채 남기고 떠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고위공직자가 청렴해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재산 증식과 청렴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지만 고위공직자의 재산 공개는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