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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요커유치 말보다 실천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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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3-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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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주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문화탐방을 실시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중국인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기간 일본이 씀씀이가 큰 요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대거 유치한데서 자극 받은 바 크다.
 중국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춘제 기간 1주일 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쇼핑하는데 뿌린 돈이 60억 위안(한화 약 1조 7백억 원)에 달한다. 액수도 액수지만 더욱 놀라운 일은, 일본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요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에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현재 중일 관계가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중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얻었다는 점은 앞으로 한국을 방문할 미래 요커 유치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한 홍콩 언론은 이번 춘제 기간 한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컨테이너 쇼핑'을 했다고 보도했다. 한 요커가 이번 춘제 기간 일본으로 건너가 소형 컨테이너에 텔레비전, 에어컨 각각 3대를 비롯해 오디오 몇 세트, 냉장고와 주방 용품, 양변기, 그리고 공기청정기 까지 모조리 싣고 왔다. 이들 제품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돈만 10여 만 위안(약 1,800만 원)어치다. 명품점과 함께 요커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 '1000원 샵'과 비슷한 '100엔 샵'이다. 휴대전화 부품, 생활용품, 조미료 등을 일률적으로 한 개에 100엔(약 950원)에는 하루종일  중국인 요커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중국인들의 이런 쇼핑열풍을 바라보는 경주시민들은 답답하다 못해 자괴감마저 든다. 경주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봐야 마음 놓고 쇼핑할 공간이 없다. 면세점유치는 몇 년 째 제자리걸음이고 시내 상가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기 힘들다.
 간혹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아 구입하려해도 결재 수단이 마땅치 않다. 이번 춘제기간 동안 일본이 대박을 터트린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중국카드를 일본 내에서 불편없이 바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요커들이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아닌 '유니온 페이' 카드를 쓴다. 그런데 도쿄에서만 37만 개 점포가 바로 이 유니온 페이 카드를 사용 할 수 있다. 5% 더 할인해 준다. 요커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이다.
 또한 많은 현금인출기에서 중국 카드로 엔화를 직접 뽑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경주지역에서 이같은 중국카드를 한화로 직접 뽑아 쓸 수 있는 기기는 없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요커들의 쇼핑 품목이 명품에서 드라이기나 도자기, 채소 칼, 보온 물병, 전동 칫솔 같은 생필품으로 바뀌고 있다. 경주시도 말로만 요커를 유치할 것이 아니라 찾은 요커가 불편 없이 돈을 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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