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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외국인학교 취소, 적절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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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4-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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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외국인학교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 포스코교육재단이 신청한 포항외국인학교 설립인가 취소 건을 경북교육청이 최종 승인하면서 사업이 무산이 결정됐다. 따라서 학교부지에는 포항스틸러스 U-18팀인 포항제철고 축구부 훈련장(인조구장)이 오는 8월 준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에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6월 사업타당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타당성 재조사까지 실시했으나 타당성이 없다는 답변을 통보받았다. 조사내용을 들여다보면 취소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업돌입 당시 처음으로 진행했던 타당성 조사에서 포항권 주변지역 외국인 취학아동이 125명으로 전망됐던 것과는 달리 2016년 개교를 전제로 이 숫자가 18명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그야말로 텅 빈 교실이 될 뻔한 일이다. 운영비 측면에서도 포항시가 5년간 5억8천800만원의 적자를 예측한 것과는 달리 타당성조사에서는 이 규모가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으로 우려됐다.
 이번 빠른 취소 결정 뒤에는 포항시의회의 빠른 신속한 판단도 한 몫 했다. 포항시의회는 제214회 정례회를 통해 해당 사업을 조속히 중단하고 포스코교육재단에 예산을 환수조치 할 것을 요구했고, 시는 결국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외국인학교의 설립 취소는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확보된 예산을 반납하고 이미 집행한 8억6천여만원의 예산 낭비가 있었지만 이쯤해서 설립을 취소한 것은 더 큰 혈세 낭비를 막은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추진해 연간 70억원의 예산이 공중에 날아가는 사태가 일어났다면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포항시와 지역 교육계로서는 경제여건이 나아지고 시세가 성장해 외국인들이 몰릴 경우 재추진하면 된다. 어쩌면 이번 신속한 취소와 예산 반납 선례가 산업부에게 신뢰감을 줘 추후 추진 시에는 더 큰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명분이 될 지도 모른다. 지역 교육계도 외국인학교가 교육의 질 향상에 양날의 칼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서운해 할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 기회를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외국어 교육을 내실화, 정상화 할 수 있는 자기성찰의 기회로 삼으면 된다. 외국인학교에 진학을 희망했던 일부 학부모들도 방향을 선회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노력으로 안타까움을 떨쳐야 한다.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면 그 학교를 고운시선으로 바라볼 시민은 한사람도 없다. 눈총을 받아가며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비난의 화살을 맞아가며 입학 시킬 이유가 없다. 포항외국인학교의 설립취소 결정은 안타깝지만 적절한 결정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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