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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儀典거품' 하루속히 청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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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4-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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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북도내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의전 파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까지 이례적으로 경북도청 의전(儀典)에서 거품을 제거하겠다고 선언했다. 의전은 '많은 사람이 특정한 목적이나 계획을 가지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직적으로 진행하는 일'을 말한다. 따라서 국빈행사가 아닌 다음에야 '보여주기 식' 형식적인 의전절차는 여러모로 비합리적이다. 때 아닌 의전 파괴 바람이지만 하루빨리 정착돼 우리사회의 새로운 질서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도지사는 지난 27일 간부회의에서 "의전 간소화 추진계획을 이달 말까지 마련해 가정의 달인 다음 달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도내 전 시·군이 동참할 수 있도록 의전 간소화 추진계획을 수립·실천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민간사회단체에도 이런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자율적 참여를 권장하고, 특히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의전 간소화 지원에 나서 사회 전반에 의식전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다음 달부터 국경일이나 정부기념일 등을 제외한 일반적인 행사에는 도지사 참석을 최대한 줄이고 내빈 소개도 가급적 축소하며, 인사말도 3인 이내, 2분 이내로 각각 줄일 예정이다.
 경북도내 지자체들의 겉치레 의전 추방은 최근 포항과 영천에서부터 불이 붙었다.  지난 3월 포항시는 시장의 행사 참석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행사참여 개선방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과도한 전시행정으로 불필요한 인력동원과 예산 낭비요인을 차단하여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쪽으로 돌리겠다는 발상이었다. 영천시도 4월부터 시에서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 VIP석 및 내빈석 등을 폐지하고, 일반 참석자들과 같이 순서대로 앉는 시민중심의 행사 및 의전을 추진하고 있다.
 군위군도 지난 21일 내빈 좌석 지정제를 폐지하고 도착 순서대로 앉는 자율 좌석제를 시행, 내빈 위주의 권위적이고 불합리한 행사 관행을 개선하여 군민이 중심이 되는 행사로 바꾸겠다고 선언하여 군민의 박수를 받았다.
 이렇게 시작된 '파괴 바람' 지금 경북전역에 불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확산 일로에 있다. 중요한 것은 지자체의 실천과 주민의 협조다. 사실 모든 행사에서 크게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대부분 의전문제다. 주민들은 단체장이 참석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영향력이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참석 내빈들은 자리위치를 놓고 서로 다투고, 축사에서 자신이 제외됐다고 행사장을 어지럽히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난다. 권위주의 의식이 깊숙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행사 때마다 공무원이 동원되는 이런 허례(虛禮)는 깨끗이 청산해야한다. 그 여력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쏟아 붓도록 해야 한다. 참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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