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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석재 헌증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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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5-1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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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가 신라 석재 범시민 헌증운동 전개를 선언하고 나섰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 추진과 병행해 지역 내 산재된 신라 석재 범시민 헌증운동을 신라왕궁 복원 시까지 펼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헌증운동을 전개키로 한 것은 천년왕도 경주의 화려한 건축물이 유실된 채 민간에서 건축부재로 활용되거나 공공건물 재건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타계해 나가겠다는 의지표현과 함께 신라왕궁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이나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석재 부재를 헌증받아 왕궁 복원의 완성도와 복원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시는 다음 달까지 분포현황 기초조사를 마치고 석재를 소유하고 있는 기관이나 개인을 상대로 기증 여부를 타진하는 등 협조를 얻을 계획이다. 현재 경주에는 경주고 80점, 표암재 30점, 호림정 50점, 최씨 고택 50점, 최가 밥상 300점, 요석궁 200점, 경주역 50점, 경주문화원 100점, 경주경찰서 20점 등 총 2600여점의 석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주시의 석재 헌증운동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 1990년대 2,3차례 석재기증 운동을 펼쳐 300여점의 석재를 수집한 바 있다. 하지만 일회성 운동에 그쳤을 뿐 아니라 이렇게 수집된 석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일부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무늬석재는 대능원 내에 보관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석재는 서천강변 조경공사용으로 사용됐다.
 민간에서 조경용으로 거래되고 있는 현실을 방치하는 바람에 뒷북을 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은 경주시가 역사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쪽샘 황남동고분군 황오리고분군 인왕리고분군 남고루 읍성지구 등을 정비하기 위해 2005년부터 800여동의 민가를 매입해 철거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1950∼70년대 지은 철거대상 가옥들은 주변 들판이나 야산에 흩어져 있던 석탑의 일부분이나 사찰 주춧돌 등을 주워 집의 주춧돌로 쓰거나 계단등에 사용했다. 부엌 부뚜막이나 우물의 테두리석, 담장에 사용한 경우도 허다했다. 건물 1채 철거 비용이 700여만원인데 반해 부산물인 석재 1점의 가격이 1천여만원을 넘는 경우도 허다해 업자들은 석재 찾기에 혈안이 돼왔고 거래시장이 형성돼 상당수는 외지로 팔려나갔다.
 경주시의 석재수집은 단순히 애향심에 호소하는 헌증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우선은 기증받은 석재를 과거와 같이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석재는 매입을 병행하는 등 적극적인 수집에 나서야 한다. 석재헌증은 왕궁을 복원하는데도 유용하지만 지금까지 탑신이나 부재를 찾지 못해 기형으로 남아있는 수많은 석조문화재를 복원할 단초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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