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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種복원, 실패 두려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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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5-2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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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양군 영양읍 대천리 일원에서 지난 27일 '국립멸종위기종(種)복원센터' 착공식이 개최됐다. 멸종위기에 놓인 한반도의 야생생물을 살리기 위한 국가차원의 핵심 연구시설이 마침내 첫 삽을 뜬 것이다. 경제성장 일변도의 외길을 걸어온 대한민국이 이제는 멸종위기종복원센터까지 건립,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겠다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 의미하는 바가 자못 크다.   
 2017년 개관예정인 센터는 한반도 주요 동·식물의 멸종위기생물을 증식·복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 연구·실험시설 등을 갖추고 멸종위기생물 증식·복원 및 중장기 정책을 총괄하는 기능을 수행 할 계획이다. 특히 사업부지 내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대륙사슴, 사향노루, 스라소니, 검독수리, 저어새 등 행동반경이 큰 대형동물의 복원에 힘쓸 예정이다.  이들 동물의 서식환경을 고려한 실내·외 사육장, 야외 방사장, 적응훈련장, 맹금류활강연습장 등 자연 적응시설이 설립될 예정이어서 복원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을 법적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기 시작한 것은 1989년 특정야생동식물이 지정되면서부터이다. 특정야생동식물은 법률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파충류, 양서류, 곤충류와 식물류 92종을 대상으로 지정하였다.
 2002년 야생동·식물보호법이 제정됨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I급과 야생동식물 II급으로 나누어 지정하게 됐으며 2005년에는 221종으로 늘었다. 이후 2012년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현재는 246종이 지정·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환경파괴가 심각한 상태에서 종 보존과 복원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이를 증명해준다.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이 처음 방사된 것은 지난 2004년이었다. 당시 러시아 연해주에서 도입한 새끼 반달가슴곰 6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올무에 걸려 죽거나 적응하지 못해 회수되는 등 실패를 거듭했다.
 이렇게 자연은 인간에게 쉽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그러나 10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올해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한꺼번에 다섯 마리나 태어나는 '경사'를 맞은 것이다. 지리산 야생에 사는 어미 곰이 세 마리를, 자연적응훈련장에 사는 어미 곰이 두 마리를 낳아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모두 40마리가 됐다. 아득하기만 했던 반달가슴곰 프로젝트도 복원 목표 연도인 2020년 이전에 목표 50마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절멸하거나 원종 확보가 곤란했던 종의 복원을 통해 한국판 '쥬라기공원' 탄생을 기대한다. 중간에 실패하더라도 불굴의 생물학적 에너지를 쏟아 부어 우리나라 과학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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