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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주범은 무책임과 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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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6-0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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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고 격리 대상자만도 2천 명에 육박한다. 많은 학교가 휴업하고 경주고적지를 비롯한 한국을 찾을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했다. 교통, 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조기 종식만이 어려운 우리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때 1등 조선국가로 명성을 날렸지만 세월호 사고를 겪었다. 외국 환자들이 병 고치려 몰려올 정도로 의료수준이 세계적인 나라가 중동지역 다음가는 메르스 환자가 생긴 것은 큰 사건이다. 보건후진국도 아닌데 홍콩과 중국에서 비난과 조롱을 받은 일련의 사태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지식과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책임 있게 쓰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그동안 지식과 기술만 강조하고 책임지는 인성은 무시했기에 이런 쓴 열매가 맺어졌을지도 모른다. 
 메르스 전파의 근본적인 책임은 허술한 초기 대응에 있지만 유난히도 낮은 시민의식에도 책임이 있다. 화근이 된 최초 환자는 중동여행을 숨겼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홍콩과 중국 출장을 강행했다. 격리를 거부하고 골프장으로 나간 의심환자도 있었다.
 근거 없고 과장된 유언비어로 불필요한 공포분위기를 만드는 경우도 하다하다. 복잡하고 위험한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무책임과 부주의가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 그뿐인가. 메르스 파동으로 경제도 대형악재를 만났다.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각종 규제를 풀어 되살아나기를 기대했던 우리 경제가 휘청하고 있다.
 바닥을 잊은 엔화 약세는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나 줄었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이다. 여기에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면서 관광과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예상한 2분기 1% 성장세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웃나라들의 예를 봐도 짐작이 가는대목이다. 지난 2003년 사스, 중증 호흡기증후군이 발생했던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발생 직후 경제 성장률이 급락세를 기록했다. 아시아 개발 은행은 사스가 그해 아시아 전체의 경제성장률을 0.6% 끌어내렸다고 추정했다.
 이달 말 내놓을 예정인 정부의 종합 수출대책에 과연 뾰족한 해법이 담길지도 의문이다. 이대로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메르스로 인해 우리경제가 더 큰 충격에 빠지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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