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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비현실적인 도시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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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6-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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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도의회 박문하 의원이 이번 도의회 임시회에서 "도내 시군들이 장기 도시계획을 수립하면서 목표연도 예상 인구를 모두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다"고 한 지적은 시기적절한 것이고 또 중요한 것이다.
 지자체의 무분별한 성장 낙관주의의 허점을 찌른 이 지적을 요약하자면 포항시가 현재 52만여명인 인구를 도시계획에서는 2020년에 85만명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을 비롯 경주, 김천, 경산, 영천 등 시 단위 지자체뿐 아니라 군위, 성주, 예천, 고령 등 군 단위 지자체조차 2020년의 인구를 지금보다 1.5배 이상 심지어 2배까지 늘어난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대부분의 기초 및 광역 지자체들이 각종 사업이나 도시계획을 세우면서 한결같이 목표인구와 예상 효과를 부풀려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같은 인구 과다 예측은 박 의원의 지적대로 과다한 토지이용 계획, 과다한 시회기반시설 조성 등을 낳아 결국 과다한 예산투입을 초래하게 된다.
 대구에서만도 범안로 민자사업, 국제실내육상경기장, 시민회관 리모델링 사업,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달성산단 폐기물소각장 등 애물단지 논란이 있는 사업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도시철도 3호선마저 이용자가 예측치 아래로 떨어지면서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장래의 인구를 과다예측해 각종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는 '이런 사업을 하면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에 근거해서다.
 문제는 선거로 뽑힌 지자체장들이 도시계획상 과다 인구 예측을 해도 이를 제어할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장래 인구를 지금보다 줄어든다고 가정한다면 사업들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이런 단체장들을 누가 다음 선거에서 뽑아 줄 것인가.
 단체장들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인구도 늘리고 수익도 올리면서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한국의 모든 지자체장들은 한국의 장래인구가 줄어들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지역만은 경제활성화를 이뤄 인구를 늘려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때문에 상위 행정단위인 광역지자체는 시군의 도시계획, 국가는 광역지자체의 도시계획을 검토해 비현실적인 인구 부풀리기를 경고하고 고령화, 인구감소를 고려하지 않은 도시계획, 인구증가를 지나치게 높게 잡은 도시계획을 가진 지자체에는 각종 재정지원을 축소하는 등의 조치가 없다면 지금의 도시계획은 국가 전체적으로 재앙의 씨가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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