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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조직사회가 만들어 낸 갑질유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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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6-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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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시 모 간부 공무원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 10여 명에게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부터 수천만 원까지 돈을 빌려 놓고 이를 갚지 않아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7일 대구시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간부 공무원은 대구시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는 등 업무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면에는 권위적인 직위를 이용해 부하직원들에게 돈과 금품을 갈취해 왔다.
공무원행동강령에 있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다른 공무원에게 금전을 빌리거나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상하 관계가 분명한 공직사회에서 내부 자정기능이 가동되지 않을 경우, 직장상사가 실제 금전이나 물품을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갑질'하기 쉽다는 말이다.
이 '갑질'이란 단어는 씁슬하지만 올해 각광 받은 최고의 트렌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키워드를 모아 놓은 트렌드 지식사전에는 갑질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시선을 달리하면 조직사회에 이렇게 갑질이 횡행하는 이유는 조직 내에서 타의적으로 '갑질 유발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말도 된다.
이번 대구 간부 공무원 금품 갈취 사건도 일부 부하 직원은 은행에 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넸지만 수년이 지나도록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주지 않아 속앓이 까지 했다고 한다. 또 이 간부는 최근까지도 부하직원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손을 벌렸다고 한다. 공무원 조직의 생리상 알 만한 사람은 이미 알고 있었던 간부의 부도덕한 행동에 대해 누구도 제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구공무원노조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있을 법한 일도 아니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직내부에는 구석구석 직위를 남용해 부하직원을 괴롭히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부도덕한 공무원을 즉각 해임조치하고 사법기관에 고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청렴이 최우선 되어야할 공직사회 마저 경직되고 권력이 남용되면서 생계와 연관돼 갑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면서도 묵묵히 참고까지 살아야 하는 '갑질 사회'로 전락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번 기회에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자구책을 마련해 공직사회의 부끄럽고 치욕스런 내부 비리가 확실히 근절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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