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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 아쉬운 경북도 토속어류산업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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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7-1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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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의 토속어류산업화센터가 지난 5월 경북 의성에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나 지난 10일(금) 눈길을 끄는 행사 하나를 했다. 미꾸라지와 메기 어린 고기 6만여마리를 벼 시험재배 논에 푼 것이다.
 이미 미꾸라지 농법은 경북의 울진군를 비롯해 다른 시·도에서 소규모로 성공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검증된' 친환경 농법이다. 미꾸라지를 논에 풀어 놓으면 잡초와 해충을 제거하고 벼 뿌리에는 산소를 공급하며, 배설물은 벼에 영양분이 되니 농민의 노동력을 크게 줄여주면서 품질 좋은 벼를 생산한다.
 단지 백로나 왜가리 같은 새가 날아와 미꾸라지를 잡아먹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논 위에 그물을 치고 걷어야 한다는 점이 번거롭고 돈이 든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꾸라지 농법으로 농가의 소득이 일반 벼 재배보다 5배나 많다고 하니 권장할 만하다.
 경북도가 이런 면에 관심을 기울여 전국에서 제일 먼저 민물고기를 산업화하기 위해 토속어류산업화센터를 만들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기대도 갖게 한다. 앞으로 이 센터는 토속어류를 이용한 '돈 되는' 산업을 지원하게 된다. 농업용, 식용, 관상용 토속어류를 키우고, 종자보존도 하는 등의 중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센터는 조금의 아쉬움을 준다. 이 센터의 교육적, 관광적 가치를 센터 스스로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의 미꾸라지, 메기 방양 사업은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적 기능을 가진 행사다. 그래서 다른 시도의 일부 농업기술센터나 초등학교, 유치원 등은 어린이들이 직접 어린 미꾸라지를 논에 풀어 놓게 하는 체험활동을 하기도 한다. 센터의 이번 행사에도 농민들과 함께 어린이들을 초청해 방양했더라면 모양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또 각시붕어와 버들붕어, 쉬리 등은 관상용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앞으로 이런 물고기를 이 센터가 키우고 분양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물고기를 관람하기 위한 대형 수족관이 여러 가지 필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즐겨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
 이런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시용으로 작은 수조를 여러 가지 '진열'해 놨다가 사람들이 자꾸 몰리자 대형 수족관을 '설치'해 아예 생태체험관을 만든 곳이 울진의 민물고기연구센터다. 이곳은 이미 다른 관광지와 연계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는 울진 관광의 명소가 됐다.
 의성의 토속어류산업화센터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처음에 이런 기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계를 했다면 앞으로 방문객을 받기 위해 시설을 새로 지어야 하는 추가 예산이 들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센터는 교육적, 관광적 기능 확대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그래서 아름답게 지은 센터를 뜯어고치지 않고 경관에 맞게 체험관 등을 추가 설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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