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가동은 시작됐다…다음은?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방폐장 가동은 시작됐다…다음은?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5-07-14 20:32

본문

 경주시 양북면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부지선정을 벌이기 시작한지 30년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13일 오후 방폐장 하역동굴 5번 사일로에 방폐물 16드럼을 밀봉한 콘크리트 용기가 처분됐다. 밀봉된 콘크리트 용기의 두께는 10cm다.
 원자력환경공단 이종인 이사장의 말을 빌리자면 13일은 "원전건설과 전기생산, 설비수출 과정을 거쳐 방폐물 처분까지 '원사이클'이 완성된 역사적인 날"이다.
 이날 옮겨진 방폐물은 해수면보다 130m 낮은 곳으로 옮겨져 세상과 영원히 격리된다. 사일로 하나에 모두 1만6천500개 드럼이 들어가며 사일로에 폐기물이 가득 차면 시멘트와 돌로 빈틈을 메운 뒤 전체를 폐쇄한다.
 사일로는 1.5km 터널 속에 만들어졌고 두께는 1~1.6m에 이른다. 사일로에서 외부로 빠져나오는 방사선은 법적 기준치의 25분의 1인 0.004밀리시버트 수준이다.
 이날 최초 처분된 방폐물 16드럼은 2010년 울진 원전에서 반입해와 방폐장 지상 건물에 저장해 놓은 5천32드럼 중 일부다. 환경공단은 오는 연말까지 모두 3천8드럼을 처분할 계획이다. 그리고 1단계 물량인 10만 드럼을 저장한다. 사일로가 밀폐되면 100년동안 관리된다.
 환경공단 이사장은 경주의 방폐장 시설을 두고 IAEA 전문가가 다른 방폐장의 평균치보다 더 높은 안전 수준으로 동굴처분이 완공됐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주민들과의 갈등을 겪은 뒤 가동을 시작한 방폐장의 운영은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주민들은 방폐장의 가동을 환영하면서 운영 과정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공단은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 주변이 활성단층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운영에 들어갔다는 것은 주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는 요소다. 주민들은 어느 쪽 말을 믿어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공사다. 1단계 시설이 동굴형인데 반해 중저준위 방폐물 12만5천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2단계 공사는 표층형 시설로 결정됐다. 시설 결정과정에서 주민 참여가 배제됐던 점도 향후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1단계는 주민들과 협의하면서 처분방식을 결정한데 반해 2단계 시설의 근원적 문제는 '불통'에서 야기될 수 있다.
 주민들의 또 다른 불만은 정부가 약속한 3조4천억원에 이르는 유치지원 사업이 부진하다는 것에도 있다. 그동안 1조8천억원만 집행된 채 지원은 멈춰 있다. 신라천년 고도에 방폐장이 들어선 것은 경주시민들의 통 큰 결단이었다면, 정부가 약속한 지원은 차질없이 집행돼야 한다. 방폐물의 처분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그것을 경주시민들은 수용했다. 방폐장 가동이 시작된 시점에서 경주를 위한 정부의 배려를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