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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안전, 또 안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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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8-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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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원자력이 도입된지 38년 만에 쓰고 남은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28일 경주시 양북면에서 준공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환교안 국무총리와 산업자원부 장관도 참석했다. 그만큼 국가의 중요한 시설 중 하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황 총리는 중공식에서 "원전은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재천명했다. 황 총리는 또 "정부는 방폐장을 유치해 준 경주시민들의 결단을 잊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경주의 방폐장은 정부가 1986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 선정에 나선지 30년만에 준공한 시설이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량 세계 5위다. 하지만 그동안 폐기물 처리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임시저장소의 용량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 경주 방폐장이 완공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서 그 문제는 일정부분 해소됐다.
 황 총리도 거듭 강조했듯이 원전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 준공한 경주의 방폐장 1단계 시설은 세계원자력기구(IAEA) 등으로부터 7차례 안전성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지난 5월에 열린 IAEA 제5차 방폐물안전협약 때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주의 방폐장은 아시아에서는 처음 동굴방식으로 준공됐으며 지하 1.4km의 터널 끝에 깊이 130m, 높이 50m, 지름 25m의 콘크리트가 막고 있다. 여기에 묻힌 폐기물은 자연수준의 방사선량이 될 때까지 보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불안하다. 안전성을 고민하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수치나 전문용어로 범벅이 된 설명이 주민들에게 통할까.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서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면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경주 방폐장에 보관되는 방사성폐기물은 연간 0.01mSv(밀리시버트) 미만이다. 이 수치는 자연방사선량인 연간 2.4mSv의 240분의 1, X-선을 1회 촬영할 때 나오는 0.1mSv의 10분의 1 수준이다. 주민들이 이 말을 알아들을까.
 세계적인 원전 이용국가인 프랑스의 라망쉬 처분장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 동안 프랑스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처분장은 주민들은 물론 많은 외국인들에게도 개방된다. 홍보관을 따로 만들어 두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처분장의 안전성에 대해 다양한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이해를 구하고 있다. 처분장 전체는 공원처럼 만들어 누구나 쉽게 다가가 거닐 수 있도록 해뒀다. 프랑스 국민 누구도 라망쉬 처분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일이 없다고 하니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준공식에서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국민들에게 방폐장 시설을 전격 개방하고, 실시간 관리를 통해 최고의 안전시설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국민은 정부를 믿는 길밖에 없다. 방폐장 운영의 투명성과 정부가 방폐장을 유치한 경주시민에게 한 약속을 어김없이 이행하는 것을 기다릴 뿐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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