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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 생가 복원 서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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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9-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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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한글과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 세계한글작가대회 ’ 가 열리고 있다 . ‘ 한글과 한국문학의 세계화 ’ 라는 주제와  ‘ 모국어와 문학 ,  한글과 문학 ’, ‘ 한글과 한국문학의 세계화 ’, ‘ 세계 속의 한글문단 ’  등의 주제로 국내외 유명작가와 한글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발표와 열띤 토론의 장을 펼치고 있다 .  경주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우리 문학의 최고봉인 박목월 ,  김동리 선생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깊은 행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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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를 가지고 살아가는 민족은 흔치 않다 .  더구나 문자언어를 고스란히 지키고 살아가는 민족 또한 많지 않다 .  모국어와 문자를 잃은 민족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고 혈통은 존재하지만 문화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한계가 있다 .  몽고어와 만주어는 이제 통용되지 않고 문헌과 사전으로만 존재한다 .  한 때 세계를 호령했던 몽고족과 만주족은 역사 속에 주인공에서 밀려났다 .

때늦은 감이 있지만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글문학이 우리 민족의 문화와 철학을 알리는데 얼마나 큰 공로를 할 것인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짚고 넘어간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시도다 .  이런 논의가 줄기차게 이어질 때 우리 문화와 역사가 얼마나 장구하고 아름다운가를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된다 .

이 시점에서 경주시는 아주 중요한 가치 하나를 세우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  우리 소설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인 김동리 선생의 생가도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건 깊은 반성의 여지가 있다 .  경주시는  2009 년부터 박목월과 김동리 선생의 생가 복원사업을 구상했다 .

박목월 선생의 생가는 건천읍 모량리에  2014 년  6 월에 복원했다 .  하지만 김동리의 생가 복원 사업은 여태껏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성건동의 김동리 선생 생가터에 살고 있는 집주인들이 부지를 절대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문제는 보상비용이다 .  무턱대고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의 의도는 알지 못하지만 경주시가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못할 바도 아니다 .

대문호의 생가를 복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우리 문학계의 상징적인 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조금 더 환상적으로 표현하자면 한국 문학의 성지가 될 수도 있다 .  우리 신문학의 양대 장르의 거두가 경주 출신이라는 점은 경주의 큰 자랑이다 .  김동리와 박목월의 인물적 가치로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경주의 문화 콘텐츠가 더 튼튼해질 것은 자명하다 .

강원도 평창군이 이효석의  ‘ 메밀꽃 필 무렵 ’ 을 스토리텔링해서  ‘ 효석문화제 ’ 를 여는 것을 쳐다보고 있기만 할 것인가 .  경주는 동리 목월을 내세워 국내 최대의 문학 · 문화행사를 구상해도 충분한 명분이 된다 .  황금을 보자기에 싸서 밀쳐두고 있는 격이다 .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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