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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진 조합장 선거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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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9-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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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치러진 대구 경북지역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고질적 병폐인 금품선거를 근절하지 못하면서 선거사범 수사 결과 190명 입건이라는 낙제점을 받았다. 당초 공명선거를 실현하겠다는 취지에서 조합장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까지 했지만 금품살포 등 불법선거사범이 기승을 부리면서 얼룩진 과거의 선거 관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대구지검의 발표에 따르면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와 관련,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190명의 선거사범이 입건됐으며 이 가운데 136명이 기소, 54명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특히 조합장선거 당선자 211명 가운데에서도  18.5%인 39명이 입건됐고, 4명은 구속 기소됐다. 범죄 유형별로는 금품선거 사범이 112명(58.9%)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흑색선전 사범 35명(18.4%), 불법선전 사범 3명(1.6%) 기타 등으로 집계됐다. 대구지검의 기소율은 71.6%로 전국 18개 지검 평균 입건 인원 74명, 기소율 63.5%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불법선거 사범 중 고질적 병폐인 금품선거가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돈을 써서라도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번 선거에서 불법선거 사범이 난무했던 것은 농어촌 지역이 많아 조합원들 간의 친밀성과 폐쇄성을 악용한 사례가 많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직 선거와 다르게 소수의 조합원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 탓에 금품살포 등이 물밑 아래 은밀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선거 방식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지나치게 짧은 선거기간과 선거운동의 제약이다. 과거에는 토론회, 합동연설회 등으로 후보별 정책 경쟁이 가능했지만 관련 법규정 개정으로 정책 발표 기회가 차단되면서 후보자들의 탈법행위가 조장됐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됐다는 것과 선거브로커에 대한 단속 공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서는 매수 및 이해유도죄와 기부행위제한금지위반죄를 두고 있지만 조합원 선거는 금품 교부 상대방을 '선거인 또는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자 및 그 가족'으로 한정하고 있어, 선거인 자격이 없는 비조합원에게 선거운동 명목으로 금품을 교부하더라도 처벌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부정선거를 막고 공명선거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실시된 전국동시선거가 오히려 법을 악용하고 금품이 난무한 혼탁선거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관련 법률적 문제점을 비롯해 조합장 선거방식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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