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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수업에 여학생 소외시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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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9-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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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우리의 체육 수업은 여학생 소외 시간이었다. 달리고, 힘쓰고, 공을 다루는 기술을 익히고, 뜀틀을 넘고 재주를 부리는 것들이 모두 남학생게 유리했고 남학생들이 즐겨했고, 여학생들은 구경을 하거나 아예 다른 공부를 했다. 이같은 체육시간은 여학생들에게는 고역이었고 결국 커서도 운동을 멀리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원인이 됐다. 그러니까 여학생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체육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이다. 요즘은 체육수업을 마치 게임하듯 진행하면서도 체력을 단련하도록 해 남녀 학생들이 그 시간을 기다리도록 하는 교사도 많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국감에서 아직도 우리의 체육 수업 인프라는 후진국 수준임이 드러났다. 경북에서 남녀공학 학교의 절반이 여학생 탈의실을 갖추지 않고 있으며 여성 체육교사 비율도 낮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진행된 경북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선교 의원은 전국 중고등학교 남녀공학 3천940개교 중 여학생 탈의실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는 1천342개교로 34%를 차지하고 있는데 경북은 중학교 남녀공학 189개교 중 94개(50%), 고등학교는 106개교 중 53개(50%)만 탈의실을 가지고 있어 탈의실 설치 비율이 중학교는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에서 두번째, 고등학교는 꼴찌에서 6번째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는 이 비율이 각각 69%, 65%로 중상위권에 머물러 경북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한선교 의원의 지적처럼 남녀 공학 학교에서 여학생 탈의실이 없으면 여학생들은 비좁은 화장실에서 체육복을 갈아입거나, 남학생과 여학생이 교대로 교실에서 체육복을 갈아입다가 쉬는 시간이 지나가기도 한다. 이런 점도 여학생들이 체육수업을 귀찮게 여기거나 체육과목을 멀리하게 하는 한 원인이 될 것이다.
 게다가 남녀공학 학교에서의 여성체육교사 비율도 경북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체육교사가 있는 곳은 중학교는 42개교(22%), 고등학교는 15개교(14%)에 불과해 전국 순위로는 각각 꼴찌에서 5번째, 4번째라고 한다.
 현재 누리과정 예산이 지방교육재정에 '밑빠지 독의 물'이 돼 다른 부문의 교육 예산을 갉아먹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할지라도 도교육청은 예산을 마련해 여학생 탈의실 확대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여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남학생이 하는 경기를 구경이나 하고,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한 후 남학생이 교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동안 기다리다 나중에 옷을 갈아입어 쉬는 시간을 다 놓치고 다음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후진적 상황을 개선하는 것은 점진적으로 해야 할 사업이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바로 지금'그 피해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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