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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신어, 세대 간 벽 만들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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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0-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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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날 569돌을 맞아 최근 신어(新語)와 관련된 통계조사를 벌인 결과 해마다 수 백 개의 새로운 단어들이 생성되고 있다고 한다. 방송 등의 대중매체에서 흘러 나오는 '낄끼빠빠', '복세편살' 등 생소한 단어의 음절을 처음 귀로 접하는 사람은 그 뜻을 도무지 헤아리기 힘들다.
 '낄끼빠빠'라는 말은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는 말을 줄여 쓴 것이고 사자성어 느낌을 주는 '복세편살'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사회환경이 전반적으로 빠르게 흘러가면서 매체들이 뱉어내는 신어들도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과 경북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7월 1일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일간지, 방송 뉴스 등 대중매체에 나타난 신어는 335개로 조사됐다. 2012년에도 500개의 신어가 등장했으며 2013년 등장한 신어도 476개에 달한다.
 이처럼 신어들이 쏟아지는 까닭은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 등의 보급이 급속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인해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증가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많이 전달할 수 있게 됐고, 언어의 경제성 추구로 인해 축약어나 합성어가 대거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신어 단어만을 대상으로 해 조어법에 따라 살펴봤을 때는 복합어 중에서도 합성어가 66.67%로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무더운 '대구'와 더운 대륙인 '아프리카'를 합한 '대프리카'와 같은 혼성어가 26%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신어의 대거 등장 배경에는 양자와 다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빨라졌고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측면에서 언어생활의 민주화가 이뤄졌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성세대뿐만아니라 청소년 등 다양한 세대가 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쏟아지는 신어는 기존의 문법체계에서 벗어난 것이 많아 '한글 파괴'를 가속화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본 문법 질서에서 너무 벗어나는 단어의 경우 한글 파괴의 부작용이 있고, 특정 집단이 만들어 낸 신어는 집단 내에서만 폐쇄적으로 사용되면서 그 집단 외 사람들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부정적인 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사용이 밀접한 젊은 세대가 주로 신어를 만들어 내고 공유하면서 그렇지 못한 세대와의 경계와 단절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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