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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정치가 지역을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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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0-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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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 14일 한 발언은 수십년 대한민국 정치가 안고 있는 근원적 폐단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김 전 의원은 "정치적 지역주의로 지방이 죽고 있으며, 지역주의의 뿌리는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들이 지역감정을 선거전략에 활용한데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방분권리더 100인회, 삼토클럽,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 지방분권개헌청원 대구경북본부가 마련한 수요분권포럼에서 나왔다.
 김 전 의원의 말을 더 귀기우려 보자. 김 전 의원은 수도권 집중으로 대구의 1인당 GRDP가 1800만원으로 16개 광역시·도 중 꼴찌, 광주는 1900만원으로 15위라고 말했다. 또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방끼리 단결해 목소리를 높여야 함에도 영남과 호남이 갈라서고 보수와 진보로 편을 가르는 지역주의 때문에 지방이 죽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 지역주의에 매몰돼 있는 이들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사실이 있다. 새누리당은 대구,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를 자기 당의 본거지라고 하지만 그 두 정당의 본거지의 1인당 GDRP가 꼴찌라는 점이다. 반면 1인당 GRDP가 4800만원으로 광역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충남은 대표적인 스윙 보터(미결정 투표자) 지역이다. 양대 정당은 물론 자민련이나 선진당까지 섞어서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것은 각 당에서 경쟁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지방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에서의 경쟁 구도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영남권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막대기를 내세워도 당선된다는 말은 호남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나와도 압도적인 당선을 거둔다는 사실과 동일하다. 이 같은 현실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다. 아무리 빼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 하더라도 지역에 연고를 둔 정당이 아니면 정치권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그렇게 당선된 정치인들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연줄대기, 정치적 영향력 쌓기, 윗선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유권자들은 인물보다 정당의 색깔만 보고 덮어놓고 투표하는 관행이 허물어지지 않는 한 이 현실은 개선될 여지가 없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 있는 정당을 지원해 달라는 말은 선거 때마다 나온다. 그래서 얻어온 것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영남권에, 혹은 호남권에, 진보에, 혹은 보수에 정말 그 논리대로 지역발전을 위해 우선 투신한 정치인이 얼마나 되는가? 해만 바뀌면 또 총선을 치러야 한다. 줄서서 공천을 받아 내려온 인물들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 이제는 정치인의 들러리를 서는 국민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의 발전을 우선으로 챙기는 현명한 국민이 돼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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