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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국제마라톤대회,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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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0-2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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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국제동아마라톤대회가 말썽이다. TV 생중계 방송 때문에 7억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하고 시민들은 주말 교통 불편을 감내하는 등 협조했으나 돌아온 것은'생중계 펑크'였기 때문이다.
 최양식 시장의 입에서"마라톤엘리트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권위 있는 국제대회에 생중계를 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예산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 나왔으니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수억원의 예산을 지원해가며 개최한 이 대회를 계속할 이유가 없어졌다.
 사실 이 대회는 수년전부터 개최 반대 여론이 있어왔다. 거액의 시민 혈세 지원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불편이 커져가는 것이 문제였다.
 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교통통제 때문에 시민들은 4시간여 동안 교통통제를 받았다. 이 때문에 우회도로는 물론 주택가 소방도로에 까지 차량들이 북새통을 이뤄 주말에는 꼼짝달싹 못할 지경이 됐다. 또한 관광객들의 불만은 더 커, 아예 이날은 경주 나들이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최측이 대회 10일전에 돌연 생방송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경주시에 전달한 것은 분명 계약위반이며 횡포에 가깝다. TV 생중계로 경기 중에 경주지역 요소요소에 산재된 문화재를 홍보할 수 있어 거액의 예산을 지원해 온 경주시로서는 황당하다 못해 사기를 당한 기분이들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경주시보다 경주시의회가 적극 나서 자초지종을 알아보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필요하다면 의회사무조사(특별조사권)를 실시해서라도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마라톤개최 계약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TV 생중계가 빠진 만큼 이에 상응하는 예산회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관계공무원에 대해서도 이런 사태에 대비한 예산 회수 조항을 넣었는지, 10일전에 통보를 받고 후속조치는 취했는지 등 혈세 낭비에 따른 책임소재를 밝혀 유책사유가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
 이번 주최언론사의 갑작스런 TV 생중계 방송 중단은 저의가 의심스럽다. 이회사의 계열사인 케이블방송에 중계권을 넘기기 위한, 사전 치밀한 계산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마라톤 생중계는 비용대비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전국적으로 마라톤 대회가 홍수를 이루고 있고 대회를 생중계하는 대회도 늘어나 희소성이 떨어졌다. 더욱이 마라톤 대회의 시청률이 해마다 바닥을 치고 있어 방송홍보 때문에 거액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명분이 없어졌다. 그런데도 TV 생중계 방송에 현혹돼 대회를 계속하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국내외에 경주를 홍보하는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돈 주고 뺨맞아 '경주는 봉'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 시민들의 비참한 심정을 헤아려줘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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